[뉴시스]"연대의 힘으로 버틴다"…최강 폭염에도 꿋꿋한 '길바닥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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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8-08-20 12:28 조회3,52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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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1일 서울 세종로소공원에 마련된 전국집배노동조합 단식농성장. 2018.08.01. newkid@newsis.com
"연대의 힘으로 버틴다"…최강 폭염에도 꿋꿋한 '길바닥 농성'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1일 대한문 앞에 설치된 쌍용차해고노동자 농성장 온도계. 오후 2시에 다다르자 내부 온도가 42도를 기록했다. 2018.08.01. newkid@newsis.com
111년만에 최악의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는 이들은 악전고투를 마다하지 않고 거리에서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자리한 농성장은 쌍용차자동차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한 곳이다. 농성장은 지난 6월27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와 함께 차려져있다.
그늘 쪽에 자리한 분향소와 농성장도 후텁지근한 공기를 피해갈 수 없다. 농성장 내부는 42도, 습도 25% 안팎을 기록했다.
김선동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직실장을 포함한 조합원 4명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간간이 분향 온 시민들을 맞고 있다.
김 조직실장은 "오전 6시에 분향소 앞에서 119배를 한다"며 "지금 남은 해고자가 119명이기도 하고, '119'를 부를만큼 위급한 상황이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덕분에 땀으로 샤워하며 아침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새벽부터 흘린 땀은 분향소를 지키는 낮에 '절정'에 달한다. 조합원들은 에어컨이 없는 농성장에서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를 닦아 내거나 물티슈로 얼굴을 적셔 잠시 열기를 식히는 수밖에 없다. 휴대용 전자선풍기를 들고 부채질을 함께 하는 게 나름 최상책이다.
그럼에도 뜨겁고 답답한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건 "연대의 힘"이라고 한다. 김 조직실장은 농성장에 있는 이온 음료를 두고 "오늘 강원도에서 온 교사가 주고 간 것"이라며 "방명록도 벌써 네 권째"라고 고마워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세종로소공원 앞에는 전국집배노동조합의 단식농성장이 있다. 주5일 근무를 위한 토요택배 폐지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평소에는 조합원 1~2명이 지킨다.
매일 전국에서 차례로 올라온 조합원들은 오전 8시 전에는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이어 오후 1시부터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이후 오후 6시까지 세종로소공원에 마련된 농성장을 지키는 게 이들의 일과다.
농성 24일차를 맞은 이날 순번은 광양우체국지부. 서울 낮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일 이상종 지부장과 이현호 사무부장은 오전 5시20분에 출발하는 열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4시에 집을 나섰다. 이들은 "단식 농성에 나서느라 한끼도 못먹었다"며 연신 얼음잔에 물이나 탄산음료를 따라 마셨다.
선풍기 대신 자리한 아이스박스 위에는 젖은 하늘색 수건 두 개만 놓여 있었다. 이들은 "낮에 청와대 앞에서 한 시간가량 1인 피켓 시위를 할 때 사용한 건데 땀에 젖어서 올려놓았다"며 "그나마 단식장은 그늘막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들은 "덥지만 모두가 동참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했다. "모든 노조원이 돌아가며 참여하니까. 덥고 지쳐서 우리의 투쟁이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길어지면 연가 쓰고 다시 올라오겠다"는 이 지부장의 말에 이 사무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1일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설치된 소녀상지킴이 노숙농성장 모습. 무더운 날씨에 활동가들이 야외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8.08.01. newkid@newsis.com
중학동 구(舊) 일본대사관 앞에는 '소녀상 지킴이' 농성장이 있다. 2015년 겨울부터 설치된 이곳은 학생활동가들이 번갈아 가며 지킨다. 시간대는 유동적이지만 대부분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꼬박 24시간을 밖에서 보내야 한다.
이소연 희망나비 활동가는 "겨울에는 농성장에 들어가 있는데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들어갈 수 없다"며 "낮에는 밖에서 선풍기 한 대를 켜고 있고 잘 때는 간이 에어컨을 켜고 농성장 안에 들어간다"고 했다.
농성장이 생길 때부터 참여했다는 이씨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덥다고 해서 하루 안 할 수는 없다"면서 맞은편에 설치한 차벽을 가리켰다.
"저게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거거든요. 언제 어떻게 소녀상이 철거될지 모르는 거죠."
지난 1일은 제1346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린 날이었다. 이씨는 "혼자 지키는 게 아니고 모두가 함께 지키는 거라 (폭염도) 견딜만 하다"고 했다. 그의 목에는 한 시민이 주었다는 '쿨 스카프'가 메어져있었다.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25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노란리본 공작소 내부 온도계. 이날 오후 1시께 내부 온도가 45도에 다다르고 있다. 2018.08.02. newkid@newsis.com
광화문광장에는 여전히 세월호 노란리본 공작소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즘에는 4평 남짓한 공작소 내부가 더운 공기로 가득 찬다. 공작소 바닥은 난방을 켠 듯 뜨겁고, 내부 온도계는 45도에 다다를 때도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숨이 턱턱 막혀서 안에서는 작업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공작소 밖에 마련된 간이 책상과 의자에 앉아 리본을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자유롭게 리본을 만드는 공간인 이곳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건 선풍기와 얼음물뿐이다.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노란 리본에 열쇠줄을 달던 한 자원봉사자는 얼린 물을 종이컵에 따라 마시는 걸로 무더위와 싸웠다.
'덥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전에 마침 시간이 돼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더운 게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여기저기서 덥다고 하니까 더 더운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얼음물 한 컵을 마신 그는 다시 묵묵히 리본 만들기에 열중했다. 연일 치솟는 기온 탓에 농성 중에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11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로 예보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4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1. taehoonlim@newsis.com
연일 치솟는 기온 탓에 농성 중에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청와대 앞에서 18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 위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위원장이 폭염 속에서 매일 힘들게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며 "선풍기 한 대가 있는데 너무 더워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송 대변인은 "원래 위원장이 지병이 있는데 폭염까지 더해지니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88세라는 고령에 단식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은 결국 지난달 30일 야외농성을 중단했다. 스님의 농성장을 매일 지켰다는 한 불자는 "7월 둘째주 폭염이 본격화됐을 때부터 급격히 기력이 쇠하셨다"고 전했다. 현재 스님은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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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설조 스님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18.07.30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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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힘으로 버틴다"…최강 폭염에도 꿋꿋한 '길바닥 농성'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1일 대한문 앞에 설치된 쌍용차해고노동자 농성장 온도계. 오후 2시에 다다르자 내부 온도가 42도를 기록했다. 2018.08.01. newkid@newsis.com
111년만에 최악의 폭염이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절박한 심정으로 도심 한복판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는 이들은 악전고투를 마다하지 않고 거리에서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자리한 농성장은 쌍용차자동차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한 곳이다. 농성장은 지난 6월27일 세상을 떠난 고(故)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와 함께 차려져있다.
그늘 쪽에 자리한 분향소와 농성장도 후텁지근한 공기를 피해갈 수 없다. 농성장 내부는 42도, 습도 25% 안팎을 기록했다.
김선동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직실장을 포함한 조합원 4명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간간이 분향 온 시민들을 맞고 있다.
김 조직실장은 "오전 6시에 분향소 앞에서 119배를 한다"며 "지금 남은 해고자가 119명이기도 하고, '119'를 부를만큼 위급한 상황이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덕분에 땀으로 샤워하며 아침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새벽부터 흘린 땀은 분향소를 지키는 낮에 '절정'에 달한다. 조합원들은 에어컨이 없는 농성장에서 손수건으로 연신 이마를 닦아 내거나 물티슈로 얼굴을 적셔 잠시 열기를 식히는 수밖에 없다. 휴대용 전자선풍기를 들고 부채질을 함께 하는 게 나름 최상책이다.
그럼에도 뜨겁고 답답한 날씨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건 "연대의 힘"이라고 한다. 김 조직실장은 농성장에 있는 이온 음료를 두고 "오늘 강원도에서 온 교사가 주고 간 것"이라며 "방명록도 벌써 네 권째"라고 고마워했다.
정부서울청사 인근 세종로소공원 앞에는 전국집배노동조합의 단식농성장이 있다. 주5일 근무를 위한 토요택배 폐지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평소에는 조합원 1~2명이 지킨다.
매일 전국에서 차례로 올라온 조합원들은 오전 8시 전에는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이어 오후 1시부터는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1인 시위를 벌인다. 이후 오후 6시까지 세종로소공원에 마련된 농성장을 지키는 게 이들의 일과다.
농성 24일차를 맞은 이날 순번은 광양우체국지부. 서울 낮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일 이상종 지부장과 이현호 사무부장은 오전 5시20분에 출발하는 열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4시에 집을 나섰다. 이들은 "단식 농성에 나서느라 한끼도 못먹었다"며 연신 얼음잔에 물이나 탄산음료를 따라 마셨다.
선풍기 대신 자리한 아이스박스 위에는 젖은 하늘색 수건 두 개만 놓여 있었다. 이들은 "낮에 청와대 앞에서 한 시간가량 1인 피켓 시위를 할 때 사용한 건데 땀에 젖어서 올려놓았다"며 "그나마 단식장은 그늘막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들은 "덥지만 모두가 동참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했다. "모든 노조원이 돌아가며 참여하니까. 덥고 지쳐서 우리의 투쟁이 빨리 끝나면 좋겠지만, 길어지면 연가 쓰고 다시 올라오겠다"는 이 지부장의 말에 이 사무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1일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설치된 소녀상지킴이 노숙농성장 모습. 무더운 날씨에 활동가들이 야외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8.08.01. newkid@newsis.com
중학동 구(舊) 일본대사관 앞에는 '소녀상 지킴이' 농성장이 있다. 2015년 겨울부터 설치된 이곳은 학생활동가들이 번갈아 가며 지킨다. 시간대는 유동적이지만 대부분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다. 꼬박 24시간을 밖에서 보내야 한다.
이소연 희망나비 활동가는 "겨울에는 농성장에 들어가 있는데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들어갈 수 없다"며 "낮에는 밖에서 선풍기 한 대를 켜고 있고 잘 때는 간이 에어컨을 켜고 농성장 안에 들어간다"고 했다.
농성장이 생길 때부터 참여했다는 이씨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덥다고 해서 하루 안 할 수는 없다"면서 맞은편에 설치한 차벽을 가리켰다.
"저게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본대사관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거거든요. 언제 어떻게 소녀상이 철거될지 모르는 거죠."
지난 1일은 제1346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린 날이었다. 이씨는 "혼자 지키는 게 아니고 모두가 함께 지키는 거라 (폭염도) 견딜만 하다"고 했다. 그의 목에는 한 시민이 주었다는 '쿨 스카프'가 메어져있었다.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지난 25일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노란리본 공작소 내부 온도계. 이날 오후 1시께 내부 온도가 45도에 다다르고 있다. 2018.08.02. newkid@newsis.com
광화문광장에는 여전히 세월호 노란리본 공작소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즘에는 4평 남짓한 공작소 내부가 더운 공기로 가득 찬다. 공작소 바닥은 난방을 켠 듯 뜨겁고, 내부 온도계는 45도에 다다를 때도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숨이 턱턱 막혀서 안에서는 작업을 못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이 공작소 밖에 마련된 간이 책상과 의자에 앉아 리본을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자유롭게 리본을 만드는 공간인 이곳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건 선풍기와 얼음물뿐이다. 반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노란 리본에 열쇠줄을 달던 한 자원봉사자는 얼린 물을 종이컵에 따라 마시는 걸로 무더위와 싸웠다.
'덥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오전에 마침 시간이 돼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더운 게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여기저기서 덥다고 하니까 더 더운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얼음물 한 컵을 마신 그는 다시 묵묵히 리본 만들기에 열중했다. 연일 치솟는 기온 탓에 농성 중에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11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날로 예보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4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8.01. taehoonlim@newsis.com
연일 치솟는 기온 탓에 농성 중에 건강을 위협받는 경우도 있다.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청와대 앞에서 18일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 위원장은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위원장이 폭염 속에서 매일 힘들게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며 "선풍기 한 대가 있는데 너무 더워서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했다.
송 대변인은 "원래 위원장이 지병이 있는데 폭염까지 더해지니 건강이 급격하게 안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주장하며 88세라는 고령에 단식을 이어가던 설조스님은 결국 지난달 30일 야외농성을 중단했다. 스님의 농성장을 매일 지켰다는 한 불자는 "7월 둘째주 폭염이 본격화됐을 때부터 급격히 기력이 쇠하셨다"고 전했다. 현재 스님은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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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설조 스님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2018.07.30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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