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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밤 먼지속 사투, 하루 16만개 처리 우편집중국에선 > > 기사입력 2018-01-21 06:11 | 최종수정 2018-01-22 15:16 기사원문 > >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이보라 기자] [전국 4799명 '무기계약직·기간제' 우정실무원, 고된 환경…"정규직 임금 절반만 줘도"] > > 지난해 9월 26일 추석 연휴를 맞아 한 우편집중국에서 직원들이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스1 > > 어둠이 짙게 깔린 19일 저녁 8시. 서울 광진구에 있는 동서울우편집중국은 불을 환하게 밝힌 채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국에서 보내온 우편물을 실은 트럭이 도착하는 이 시간이 되면 이곳 우정실무원들의 본격적인 업무도 시작됐다. > > 우편집중국은 전국 각지에서 온 우편물의 기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동서울우편집중국에는 1000대가 넘는 차량이 하루 평균 15만~16만개의 우편물을 싣고 온다. 이곳에 모여든 우편물을 차량에서 꺼내 목적지에 따라 분류하고 다시 차량에 싣는 게 우정실무원의 업무다. > > 이날도 4층 등기통상계에서는 소형 우편물 분류가 한창이었다. 우편물 분류기계가 내는 소음 속에서 마스크를 낀 20여명 실무원들이 엽서, 편지, 책자 등 등기우편물을 분류하느라 쉴 새 없이 눈과 손을 움직였다. > > 우정실무원의 업무 강도는 만만치 않다. 일하는 내내 서 있는 데다 우편물 묶음을 올리고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근골격계 질환을 겪는 경우도 잦다. > > 올해로 우정실무원 18 년차라는 김모씨(56)는 "우편물을 쥐다 엄지손가락이 고장 나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며 "팔다리 아프다고 침 맞는 건 일상이고, 허리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니 몸이 성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 > 우편물에서 나오는 먼지 탓에 호흡기 질환을 달고 사는 이들도 많다. 공기청정시설이 절실하다는 호소도 나온다. > > 2층 소포계에 있는 40여명의 우정실무원들은 짐수레에 있는 소포를 컨베이어 벨트 위로 옮기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많게는 30㎏까지 나가는 소포를 허리 펼 시간도 없이 옮기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분류된 소포가 쌓인 300㎏의 짐수레를 차량에 다시 싣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 > 우정실무원들은 언제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각종 장비 옆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무거운 짐수레에 발이나 몸이 깔리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실무원은 소포 안에서 터진 화학약품을 뒤집어쓰는 바람에 한동안 피부병을 앓았고, 기계와 부딪쳐 찢어진 이마를 꿰매기도 했다. > > 그렇다고 처우가 좋은 것도 아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우정실무원들의 임금은 한 달에 약 175만원(야근자 기준) 안팎 수준이다. 정규직이 아니라 무기계약직 혹은 기간제 근로자이기 때문이다. 정규직은 대부분 관리 감독을 담당하고 실제 우편 분류 작업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 > 우정실무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으로 책정돼 있고 지난해까지는 식비 지급도 안 됐다. 직무수당·근속수당·가족수당 등이 생겼지만 여전히 정규직 임금의 40%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2년차 강모씨(53)는 "18 년차 직원과 내 월급이 거의 비슷하다"며 "근속수당 15만원 정도 차이인데, 이 수당도 2011년까지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 > 우정사업본부의 비정규직 8000여명 중 우정실무원의 수는 지난해 기준 4799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사태 이후 비용절감 차원에서 채용하기 시작해 점차 확대됐다. 상당 부분 작업을 기계가 대신 하고 있지만 바코드 인식이 안 된 우편물을 분류하는 등 기계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서 여전히 필요한 업무다. > > 2012년 설립된 비정규직 독자 노조는 우정실무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예산과 정원 한계 등을 이유로 무기계약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 > 우정실무원들은 실질적인 비정규직 처우개선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월급제·호봉제 전환, 생활임금 수준의 급여 현실화 등이 그들의 요구다. 강씨는 "정규직과 똑같이 주는 건 바라지도 않고, 50% 이상만 줘도 박탈감은 덜 들 것 같다"며 "사람 사는 기분은 들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 >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이보라 기자 purple@mt.co.kr >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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