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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뜬금없는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석 달 인터뷰 > > 기사승인 2018.02.09 08:00:01 > > ▲ 이정호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 >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정규직이 54명에, 무기계약직 2천219명, 기간제 262명으로 비정규직이 절대다수인 공공부문 사업장이다. 비정규직은 우정사업본부 기능직 공무원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고, 원청 공무원의 업무지시도 받는데 임금은 절반도 안 된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시설 유지·보수와 경비인력을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지정해 연장과 휴일근로수당에서 가산수당을 적용하지 않고 주휴수당도 안 준다. > > 오랜 차별에 분노한 우체국시설관리단 비정규 노동자들이 5~7일 사상 첫 파업에 들어갔다. > > 비정규직이 파업 중인데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6일 노사합의서를 발표했다. 파업하던 노조측은 자신들을 빼놓고 “실체 없는 어용노조와 기만적 합의서를 발표했다”고 격분해 8일엔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진짜 사장(우정사업본부장) 면담을 촉구하는 전 조합원 집회를 열었다. > > 이 와중에 동아일보에 뜬금없이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우정사업본부 홍보였다. 동아일보 7일자 경제섹션 7면에 실린 기사는 “배달용 전기차 1만대 늘리고 로봇-드론 도입할 것”이라는 큰제목에 ‘취임 석 달 맞은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이란 문패까지 달았다. > > 장관도, 차관도 아닌 1급 공무원의 취임 3개월 기념인터뷰라니 참 뜬금없다. 강 본부장은 인터뷰에서 종이 편지시대의 낡은 우정행정을 소포가 늘어난 21세기에 걸맞게 혁신하겠다고 했다. 내세운 게 집배원 오토바이를 초소형 전기차로 바꾸는 거다. 우선 다음달 50대부터 시작해 2020년까지 1만대까지 늘린단다. 환경친화적이고 안전사고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오토바이는 우편물을 35킬로그램까지 싣지만 전기차는 200킬로그램까지 가능하단다. 그러나 한겨레는 전기차가 100~150킬로그램까지 싣는다고 보도해 도대체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겠다. > > 인공지능(AI)를 이용하거나 빅 데이터로 물류량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 도입에 로봇·드론까지 거론하며 한껏 우정행정 혁신을 자랑했다. > > 그러나 강 본부장의 혁신엔 요란한 첨단 과학기술은 있지만 사람에 대한, 특히 현장 집배원들에 대한 배려는 잘 보이지 않았다. > > 지금도 집배원들은 오토바이로 하루 1천통의 우편물을 배달한다. 전기차로 대신하면 교통체증엔 어떻게 대비할 건가. 가뜩이나 장시간인 집배원들 노동시간은 더 늘 수밖에 없다. 오토바이는 좁은 골목길에서 현장접근성이 좋지만, 전기차는 그렇지 못하다. 골목 어귀에 전기차를 세워 놓고 무거운 소포를 들고 가가호호 뛰어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은 당연히 따라온다. > > 당장 우정사업본부가 할 일은 파업 물타기용 언론플레이보다는 파업 당사자와 대화하는 거다. 해마다 37명이 죽는 최악의 산재기업인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국감 때도 집배원들의 장시간 노동시간을 조작하다가 발각돼 혼났다. > > 우정사업본부는 공무원 조직인데도 정부의 일반회계에서 인건비를 받지 못하는 유이한 조직이다. 공무원 인건비는 일반회계에서 나와야 하는데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된 특허청과 우정사업본부 딱 두 곳만 예외다. 정부는 우정행정을 특별회계로 묶어 놓고 경상경비(인건비)를 투입하지 않으면서도 이익이 남으면 일반회계로 빼 갔다. 우편업무는 필수공익사업인데도 적자라는 이유로 인력충원을 안 하고 있다. 흑자 내는 우체국보험에서도 교차보조를 받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2004~2015년 금융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우체국 특별회계에서 무려 7천279억원을 빼 갔다. > > 우체국보험 특별회계 지원도, 정부 재정지원도 못 받는 우편 특별회계 구조가 오늘날 집배원 인력부족과 기형적 외주화의 핵심 원인이다. 지금 우정사업본부는 이 구조를 바꿔 인력충원의 물꼬를 터야 한다. > > 앞서 한겨레도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문현답(우체국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TF회의’를 취재해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 비정규 노동자들 SNS엔 “우정사업본부 TF가 현장에 있지 않다”는 성토가 계속 올라온다. > >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leejh67@hanmail.net > > 이정호 labortoday > >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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