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잇따라 숨진 이유 뭘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8-03-13 14:52 조회5,330회 댓글7건관련링크
본문
[월요신문]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잇따라 숨진 이유 뭘까?
기사승인 2018.03.02 15:36:13
<사진출처=뉴시스>
[월요신문=김은수 기자] 지난해 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2명이 과로사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30대 집배원 A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의 유족들은 죽음의 원인을 ‘과로사'로 보고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 서산경찰서는 ‘A씨가 업무과중과 개인 신상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내사 중이다. 충남 아산우체국에서 근무했던 집배원의 연이은 죽음은 우연의 일치일까. 본지는 지난해 4월 25일 사망한 집배원 곽모씨의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에 대해 살펴봤다.
“주 65시간” 20년 근속, 사망한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 근무환경
지난해 곽씨의 유족은 곽씨의 죽음에 대해 "업무상 사망" 판정을 받아냈다.
곽씨의 업무상 사망 판정을 이끈 김민호 노무사는 "곽 집배원의 주당 업무시간은 65시간이었으며 출근시각이 6시 30분이고 퇴근시간이 7시 30분이었다. 휴식시간도 따로 명시되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밥먹을 시간도 없었다"며 "집배원들은 손이랑 발을 쓰기 때문에 항상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다. 곽씨의 건강기록을 떼보니 손하고 발하고 일주일에 항상 한 두번씩 물리치료를 했다"고 당시 곽씨의 일하던 근무환경을 설명했다.
당시 곽씨의 사망을 '업무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받기까지 유족들은 물론 함께 일했던 동료들까지 발벗고 나섰다.
유족 관계자는 "과로를 입증하는 진술서를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이 일일이 써줬다"라며 “곽씨와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회사의 눈치를 보기보다 감당할 수 없는 업무 실태와 동료의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된 강도의 노동을 집배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이유는 인원 충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원 충원을 해주지 않는데 정부는 주5일제를 권장하니 한명의 집배원이 감당해야 하는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의 부담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의 원인, 인원부족 "언제 충원 될지 미지수"
김민호 노무사는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의 원인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인력 충원이 안된다.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정부가 예산을 늘려 부족한 인원을 보충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인 집배원들의 수를 늘리지 않고 비정규직 집배원들을 뽑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비정규직 직원들을 후임자로 공고를 내도 일주일도 못버틴다. 결국 공무원인 집배원이 힘들게 야근하는 실정"이라고 말하면서 "지난해 업무상 사망한 두명의 집배원이 있는 아산우체국의 경우 인원 충원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집배원 중에서 인원 충원을 요구하다가 상사랑 다퉈 징계를 먹은 사례도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인력 충원이 선행돼야 하지만 올해 불과 784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됐을 뿐 눈에 띄는 인력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원충원과 관련 김 노무사는 "사람들이 이메일이 생겨 집배원 업무가 줄어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핵가족화와 1인가구로 인해 가구마다 우편물을 돌려야 되기 때문에 업무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집배원 인원 충원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하겠다는 노사협의, 실상은?
집배원 과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지난 1월 17일 우정사업본부와 교섭대표노조 우정노조 측이 해결책으로 이원화 근무방식을 기반으로 한 주5일제를 협상을 타결했다. 이원화 근무방식이란 기존의 인력을 월~금 근무팀과 화~토 근무팀으로 나눠 2개조로 운영하는 것이다.이는 인원충원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전국집배노조 김재천 사무국장은 "집배원들이 휴가를 가고 싶어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다른 집배원들에게 부담이 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온전한 주 5일제는 2004년에 시작했으나 배달업무를 보는 집배원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2014년 경에 1년 2개월동안 적자가 난 이후로 폐지됐다. 이번 우정사업본부와 노조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인원 충원이 되지 않는데 이것이 무슨 해결책이냐"며 "우편사업 공공성을 위해서라도 예산과 인력이 모두 충원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단순히 인원 확충이 안되는 지역이라고 손놓고 있을게 아니라 그 사이 동료의 공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을 집배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정사업본부, "인원 증원 지속적 노력해 나가겠다"
잇따른 과로사로 인한 집배원들의 억울한 죽음 소식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인원 증원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홍보처 관계자는 "집배원 증원을 해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공무원 사회는 원한다고 증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인 집배원을 증원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상시집배원(2년 무기계약직) 채용을 통해서 인원 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산우체국의 경우 인원 확충이 바로 되지 않는 것은 지역에서 공고를 냈는데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청앞에서 시위하는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사진출처=뉴시스>
김은수 기자 eunsoo9289@daum.net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승인 2018.03.02 15:36:13
<사진출처=뉴시스>
[월요신문=김은수 기자] 지난해 충남 아산우체국 집배원 2명이 과로사했다. 그리고 지난달 26일 30대 집배원 A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의 유족들은 죽음의 원인을 ‘과로사'로 보고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 서산경찰서는 ‘A씨가 업무과중과 개인 신상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내사 중이다. 충남 아산우체국에서 근무했던 집배원의 연이은 죽음은 우연의 일치일까. 본지는 지난해 4월 25일 사망한 집배원 곽모씨의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집배원들의 근무환경에 대해 살펴봤다.
“주 65시간” 20년 근속, 사망한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 근무환경
지난해 곽씨의 유족은 곽씨의 죽음에 대해 "업무상 사망" 판정을 받아냈다.
곽씨의 업무상 사망 판정을 이끈 김민호 노무사는 "곽 집배원의 주당 업무시간은 65시간이었으며 출근시각이 6시 30분이고 퇴근시간이 7시 30분이었다. 휴식시간도 따로 명시되있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밥먹을 시간도 없었다"며 "집배원들은 손이랑 발을 쓰기 때문에 항상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다. 곽씨의 건강기록을 떼보니 손하고 발하고 일주일에 항상 한 두번씩 물리치료를 했다"고 당시 곽씨의 일하던 근무환경을 설명했다.
당시 곽씨의 사망을 '업무로 인한 사망'으로 판정받기까지 유족들은 물론 함께 일했던 동료들까지 발벗고 나섰다.
유족 관계자는 "과로를 입증하는 진술서를 같은 직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이 일일이 써줬다"라며 “곽씨와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 회사의 눈치를 보기보다 감당할 수 없는 업무 실태와 동료의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된 강도의 노동을 집배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이유는 인원 충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원 충원을 해주지 않는데 정부는 주5일제를 권장하니 한명의 집배원이 감당해야 하는 노동시간과 노동강도의 부담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밖에 없다.
열악한 환경의 원인, 인원부족 "언제 충원 될지 미지수"
김민호 노무사는 이런 열악한 노동조건의 원인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인력 충원이 안된다.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정부가 예산을 늘려 부족한 인원을 보충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인 집배원들의 수를 늘리지 않고 비정규직 집배원들을 뽑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비정규직 직원들을 후임자로 공고를 내도 일주일도 못버틴다. 결국 공무원인 집배원이 힘들게 야근하는 실정"이라고 말하면서 "지난해 업무상 사망한 두명의 집배원이 있는 아산우체국의 경우 인원 충원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집배원 중에서 인원 충원을 요구하다가 상사랑 다퉈 징계를 먹은 사례도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인력 충원이 선행돼야 하지만 올해 불과 784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됐을 뿐 눈에 띄는 인력충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인원충원과 관련 김 노무사는 "사람들이 이메일이 생겨 집배원 업무가 줄어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핵가족화와 1인가구로 인해 가구마다 우편물을 돌려야 되기 때문에 업무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집배원 인원 충원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집배원 근무환경 개선하겠다는 노사협의, 실상은?
집배원 과로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다 보니 지난 1월 17일 우정사업본부와 교섭대표노조 우정노조 측이 해결책으로 이원화 근무방식을 기반으로 한 주5일제를 협상을 타결했다. 이원화 근무방식이란 기존의 인력을 월~금 근무팀과 화~토 근무팀으로 나눠 2개조로 운영하는 것이다.이는 인원충원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전국집배노조 김재천 사무국장은 "집배원들이 휴가를 가고 싶어도 대체인력이 없어서 다른 집배원들에게 부담이 주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온전한 주 5일제는 2004년에 시작했으나 배달업무를 보는 집배원의 경우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마저도 2014년 경에 1년 2개월동안 적자가 난 이후로 폐지됐다. 이번 우정사업본부와 노조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인원 충원이 되지 않는데 이것이 무슨 해결책이냐"며 "우편사업 공공성을 위해서라도 예산과 인력이 모두 충원되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단순히 인원 확충이 안되는 지역이라고 손놓고 있을게 아니라 그 사이 동료의 공백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로 고통받을 집배원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실질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정사업본부, "인원 증원 지속적 노력해 나가겠다"
잇따른 과로사로 인한 집배원들의 억울한 죽음 소식에 대해 우정사업본부는 “인원 증원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정사업본부 홍보처 관계자는 "집배원 증원을 해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다만 공무원 사회는 원한다고 증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인 집배원을 증원시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상시집배원(2년 무기계약직) 채용을 통해서 인원 충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산우체국의 경우 인원 확충이 바로 되지 않는 것은 지역에서 공고를 냈는데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청앞에서 시위하는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사진출처=뉴시스>
김은수 기자 eunsoo9289@daum.net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