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현장] 집배원 잡는 '토요 집배'…우정본부, 적자 이유 '재개' 논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8-01-15 11:07 조회3,790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TF이슈현장] 집배원 잡는 '토요 집배'…우정본부, 적자 이유 '재개' 논란
입력: 2018.01.03 14:41 / 수정: 2018.01.03 14:56
[더팩트 | 김소희 기자] '2014년 7월 1일 폐지, 2015년 9월 12일 재개, 2016년 12월 31일 근무 중 집배원 사망….'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는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우체국과 집배원들의 '난제'다. 폐지된 지 1년 만에 부활한 것도 모자라 토요일에 택배를 운송하는 집배원이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하면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폐지와 부활을 거듭하며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에 일선 집배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14개월 만에 재개된 토요 집배업무…5년간 집배원 70명 사망
우체국 토요 집배업무 폐지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월 1일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정본부)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전국우정노동조합(한국노총 산하)은 집배원의 토요 집배업무 폐지에 합의하고, 같은 해 6월 30일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7월 1일자로 토요 집배업무를 폐지했다. 주5일 근무 정착이 이유였다.
그러나 폐지 14개월 만인 2015년 9월부터 집배원 토요일 근무가 재개됐다. 이번엔 우편사업부문의 만성 적자가 원인이 됐다. 2011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 5년간 우편물량이 51억 통에서 41억 통으로 10억 통 감소했음에도 집배원은 총 624명 증원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전국 우체국 노조 지부장, 전국 집배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 토요 집배업무 재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집배원 토요 집배업무는 우정본부 손에 재개됐다.
전국 집배원들은 당시 우정본부가 토요 집배업무를 재개하면서 집배 인력 증원과 휴일 수당 지급을 노조에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전국집배노동조합(민주노총 산하)이 지난달 21일 전국 집배원 3500여 명을 대상으로 받은 토요 집배업무에 대한 의견을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97.2%는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집배원들의 잇단 사망도 토요 집배업무 재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정본부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8.7시간으로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최대 한도인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을 넘지 않지만, 신도시 등 업무가 몰리는 곳에 근무하는 집배원 7300여 명(전체 집배원의 46%)은 이를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망한 집배원만 총 70명에 달한다. 암 질환으로 21명(30.0%), 뇌심혈관질환으로 15명(21.4%), 근무중 교통사고로 8명(11.4%)이 숨졌다.
◆소통 시작한 勞使…여전히 미지근한 토요 집배업무 논의
우정본부는 진화 작업에 나섰다. 특히 우정본부는 노사 간에 이견이 많은 사항에 대해 노·사 및 각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구성해 집배원의 작업환경, 근로실태 등을 심층 조사한 후 개선대책을 마련, 2018 년까지 모든 집배원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52시간 이내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새로 취임한 강성주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은 취임식도 생략한 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선 현안으로 ▲ 집배원 근로처우 개선 ▲ 대국민 서비스 품질 제고를 꼽았다. 강 본부장은 "우선 비정규직 (집배원) 근로자 1000명의 정규직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근로 안정성 확보 이후에는 근본적인 업무시간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노조 안에서도 취임 2개월이 된 강 본부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우정노조 김동철 부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 본부장 취임 이후 분명히 변화가 있다. 합의된 내용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취임 전부터 우정본부에 늘 관심을 갖고 봤다더라"면서 "본부장은 자기가 온 이후 집배원들의 복지와 안전에 대해 어떻게든 '대전환'을 일으키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본부는 2018 년까지 집배원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한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우정노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조, 집배노조 등 7개 노조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10대 추진과제가 100퍼센트 지켜지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노사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현실을 좀더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를 두고 노사간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본부는 노조의 주장에 따라 집배원 노조 처우를 개선할 것을 약속했지만, 집배업무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된 게 전부"라며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는 까닭이다. 우정본부 홍보협력담당 관계자는 "10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고, 노조와도 계속 협의를 거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밝힐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ksh@tf.co.kr
입력: 2018.01.03 14:41 / 수정: 2018.01.03 14:56
[더팩트 | 김소희 기자] '2014년 7월 1일 폐지, 2015년 9월 12일 재개, 2016년 12월 31일 근무 중 집배원 사망….'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는 3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우체국과 집배원들의 '난제'다. 폐지된 지 1년 만에 부활한 것도 모자라 토요일에 택배를 운송하는 집배원이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하면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속시원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폐지와 부활을 거듭하며 갈피를 잡지 못한 모습에 일선 집배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14개월 만에 재개된 토요 집배업무…5년간 집배원 70명 사망
우체국 토요 집배업무 폐지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월 1일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정본부)와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전국우정노동조합(한국노총 산하)은 집배원의 토요 집배업무 폐지에 합의하고, 같은 해 6월 30일까지 준비 기간을 거쳐 7월 1일자로 토요 집배업무를 폐지했다. 주5일 근무 정착이 이유였다.
그러나 폐지 14개월 만인 2015년 9월부터 집배원 토요일 근무가 재개됐다. 이번엔 우편사업부문의 만성 적자가 원인이 됐다. 2011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최근 5년간 우편물량이 51억 통에서 41억 통으로 10억 통 감소했음에도 집배원은 총 624명 증원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전국 우체국 노조 지부장, 전국 집배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 토요 집배업무 재개에 대해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에도 집배원 토요 집배업무는 우정본부 손에 재개됐다.
전국 집배원들은 당시 우정본부가 토요 집배업무를 재개하면서 집배 인력 증원과 휴일 수당 지급을 노조에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전국집배노동조합(민주노총 산하)이 지난달 21일 전국 집배원 3500여 명을 대상으로 받은 토요 집배업무에 대한 의견을 발표한 결과, 응답자의 97.2%는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집배원들의 잇단 사망도 토요 집배업무 재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정본부에 따르면 집배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8.7시간으로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최대 한도인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을 넘지 않지만, 신도시 등 업무가 몰리는 곳에 근무하는 집배원 7300여 명(전체 집배원의 46%)은 이를 초과해 근무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망한 집배원만 총 70명에 달한다. 암 질환으로 21명(30.0%), 뇌심혈관질환으로 15명(21.4%), 근무중 교통사고로 8명(11.4%)이 숨졌다.
◆소통 시작한 勞使…여전히 미지근한 토요 집배업무 논의
우정본부는 진화 작업에 나섰다. 특히 우정본부는 노사 간에 이견이 많은 사항에 대해 노·사 및 각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을 구성해 집배원의 작업환경, 근로실태 등을 심층 조사한 후 개선대책을 마련, 2018 년까지 모든 집배원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52시간 이내에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새로 취임한 강성주 신임 우정사업본부장은 취임식도 생략한 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선 현안으로 ▲ 집배원 근로처우 개선 ▲ 대국민 서비스 품질 제고를 꼽았다. 강 본부장은 "우선 비정규직 (집배원) 근로자 1000명의 정규직화를 진행할 것"이라며 "근로 안정성 확보 이후에는 근본적인 업무시간 감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노조 안에서도 취임 2개월이 된 강 본부장에 대한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우정노조 김동철 부위원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 본부장 취임 이후 분명히 변화가 있다. 합의된 내용에 대해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취임 전부터 우정본부에 늘 관심을 갖고 봤다더라"면서 "본부장은 자기가 온 이후 집배원들의 복지와 안전에 대해 어떻게든 '대전환'을 일으키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우정본부는 2018 년까지 집배원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기 위한 '집배물류 혁신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우정노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조, 집배노조 등 7개 노조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10대 추진과제가 100퍼센트 지켜지긴 어렵겠지만, 앞으로 노사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현실을 좀더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를 두고 노사간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정본부는 노조의 주장에 따라 집배원 노조 처우를 개선할 것을 약속했지만, 집배업무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된 게 전부"라며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는 까닭이다. 우정본부 홍보협력담당 관계자는 "10대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고, 노조와도 계속 협의를 거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토요 집배업무 폐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밝힐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ksh@tf.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