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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혹사 수준 업무량·쥐꼬리 월급"..폭염 속에 집배원들 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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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7-06-20 00:08 조회3,2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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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혹사 수준 업무량·쥐꼬리 월급"..폭염 속에 집배원들 모인 이유

홍상지 입력 2017.06.18. 16:03 수정 2017.06.18. 16:23 댓글 5개

18일 광화문서 '우정 노동자 결의 대회'
집배원들 연평균 노동시간은 2800시간
토요일 격주 근무·연차휴가는 연 2.7일
노조 측 "최소 4500명 인력 증원해야"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공원에 200명이 넘는 전국의 집배원들이 모여 앉았다. 그늘은 없었다. 뜨거운 햇살이 이들의 머리 위로 여과 없이 쏟아졌다.

18일 오후 전국집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상지 기자
 
"수많은 노동자가 작년과 올해 장시간 노동에 짓눌려 사망했습니다. 가정도, 친척도, 친구도 멀리한 채 노동한 대가가 왜 화장터의 재가 돼야만 합니까."
최승묵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이 마이크를 들고 외쳤다. 사람들은 환호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뇌출혈·심근경색 등 과로사로 추정되는 돌연사로 사망한 집배원이 10명이다. 우편물 배달 중 교통사고로 죽은 집배원은 3명, 업무 부담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집배원이 4명이다. 우정산업본부의 산업재해율은 1.02%로 한국의 전체 산업재해율(0.49%)을 훌쩍 웃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경북 청송에서는 폭우 속에서 배달 업무를 수행하다 한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8일에는 출근한 집배원이 피곤함에 휴게실에서 눈을 붙이다 그대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 앞에서 '전국 우정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렸다. 홍상지 기자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집배원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해 더 이상의 죽음은 막아야 한다며 18일 오후 '전국 우정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관계자는 "수많은 노동자가 일을 하다 다치거나 죽는데도 우정사업본부는 인력을 늘릴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집배원들이 하루하루 맞닥뜨려야 하는 업무 강도는 상당하다. 고용노동부가 집배노조 요청으로 지난달 충청 지역 우체국 4곳의 집배원 근로실태를 조사한 결과 집배원들은 하루 평균 1000통이 넘는 우편물을 배달하고 매주 13시간이 넘는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다. 연평균 노동시간은 약 2800시간으로 일반 노동자보다 600시간이 더 많았다. 토요일에도 격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고 연차휴가 사용일수도 연평균 2.7일 뿐이었다.

문제는 집배원은 공무원 신분인데다 근로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에 해당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집배원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그중에서도 3000여명 정도 되는 비정규직 집배원들의 현실은 더 열악하다. 최승묵 위원장은 "(비정규직 집배원들은) 주말도 제대로 못 쉬고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일하지만 월급은 기본급 120만 원 뿐이다. 3~4시간씩 초과근무해 받는 수당을 포함해도 200만 원이 채 안 된다"고 설명했다.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우체국에 집배노조원들이 죽은 동료 노조원들을 추모하며 남기고 간 국화들. 홍상지 기자

 
집배노조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근속 연수와 상관 없이 최저임금을 받으며 생활한다. 또 별정우체국 집배원들은 공무원으로 채용되지 않아 인사 차별까지 당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촉구와 함께 현재의 노동시간을 한국 전체 평균 수준으로 낮추려면 최소 4500명의 인력을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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