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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혼전문변호사 “합법적 임무”라는 상관의 말, ‘우원식 체포조장’은 믿지 않았다[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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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2-10 05:33 조회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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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이혼전문변호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불법계엄 사태를 일으킨 지 1년 만에 내란 혐의 사건 재판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내란 재판에서는 ‘국회 침투 및 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정치인 체포조 운영’ 등 크게 3가지 쟁점을 심리해왔다. 국회에 투입된 군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정치인 체포조 운영을 총괄한 것으로 의심받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그에게 체포조 명단을 전해 듣고 메모했던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한 증인신문까지 마무리됐다.
가장 공방이 치열한 부분은 체포조 운영 의혹이다. 계엄군이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과 대치하고,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서버실을 살피는 모습은 이미 다수의 영상과 사진을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됐다. 군 투입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질서 유지 차원에서 소수의 병력만 보냈다’거나 ‘정식 수사가 아니라 부정선거 의혹을 간단하게 확인하려는 차원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주요 정치인을 구금하려 한 ‘체포조’는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계엄 당일 정치인 체포조의 움직임이 만천하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동안 열린 내란 재판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지시로 체포조가 움직인 정황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언과 물증이 다수 나왔다.
법정에서 공개된 증거와 방첩사 소속 간부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들은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40분쯤부터 차례로 비상소집 지시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로 계엄을 선포한 지 약 10분 뒤였다.
연말 회식을 마치고 관사에서 휴식 중이던 부대원들은 부랴부랴 복귀 준비를 했다. 술에 취하지 않은 동료에게 연락해 ‘카풀’을 해가며 11시30~50분 사이 방첩사 수사단 3층 사무실에 모였다. 인원이 어느 정도 모이자 ‘국회로 가야 하니 1층에 집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이날 자정쯤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은 1층 중앙로비에 인원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5명씩 한 조로 묶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동걸은 이재명, 최진욱은 한동훈. 체육관에서 장비 챙겨서 국회로 가라. 체포조 출동하라.” 이때 ‘이재명 체포조장’으로 지목된 신동걸 소령은 지난 6월 조지호 경찰청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지시가) 그게 다였다. 가면서 설명할 테니 일단 출발하라는 지시였던 걸로 기억한다”며 어떤 혐의로 체포해야 하는지 등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동훈 체포조장’으로 지목됐던 최진욱 소령은 비상식적인 지시라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불만 섞인 얼굴로 움직이지 않는 최 소령에게 김 전 단장은 “웃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9월 조 청장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최 소령은 ‘계엄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했고, 이에 ‘출동하는 시늉만 해야겠다’고 처음부터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포고령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적힌 계엄 포고문도 법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바닥에 버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보다 늦게 1층에 도착한 석기진 방첩사 수사단 방산수사통제관은 ‘우원식 체포조장’이 됐다. 그는 “김 전 단장이 저를 보자마자 ‘합법적 임무수행이다. 우원식, 국회에 가서 인계받아라’라고 말했다. 다른 설명은 없었다”고 지난 3일 조 청장 재판에서 증언했다. 이어 “(우원식이) 국회의원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국회의장이라는 건 출동한 뒤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됐다”며 “되게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세 사람은 체육관에서 포승줄과 수갑, 삼단봉 등이 들어 있는 백팩을 지급받고 부대원들과 함께 국회 쪽으로 출동했다. 왜 계엄이 선포됐는지, 국회에선 정확히 뭘 해야 하는지 몰라 차 안에서도 뉴스와 포고문을 살폈다. 그러던 중 체포조장들이 포함된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기존 부여된 구금인원 전면 취소. 모든 팀은 우원식, 이재명, 한동훈 중 보는 팀 먼저 체포해서 구금시설(수방사)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포승줄 및 수갑 이용”(지난해 12월4일 0시38분)이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국회로 가는 동안 ‘체포조장’ 세 명의 대처 방식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론은 같았다. 이들은 모두 ‘아무리 계엄 상황이라도 정치인을 체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체포조는 모두 상부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국회 인근에 차를 댄 채로 대기했다. 이들은 국회에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뒤에야 “끝났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부대로 돌아갔다.
당시 방첩사 수장이었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언제, 누구에게 체포 지시를 받아 부하들에게 전달했는지 전혀 증언하지 않았다. 다만 “(체포 명단을) 누구에게 들었는지는 충분히 추정이 가능할 것”이라며 방첩사 대원들과 자신은 “억울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체포조 운영의 또 다른 한 축이었던 경찰 쪽은 ‘체포 명단’의 존재를 인정했다.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은 지난 1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이 선포된 직후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계엄 당일 오후 11시15분부터 윤 전 대통령과 6차례 정도 통화했고, 이때 “윤 전 대통령이 국회로 월담하는 의원들이 많다면서 ‘다 잡아라. 체포해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여 전 사령관이 경찰 쪽에 ‘체포를 위해 위치확인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상황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여인형이 (전화가 와서) 이 사람들 오늘 우리가 체포해야 된다고,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했는데 제가 어이가 없어가지고…. 위치추적을 하려면 수사가 돼야 하고, 법원의 영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게 지금 되겠느냐고 물으니까 (여인형이) 대충 얼버무려서 일단 전화를 끊었습니다. (…) 위치추적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지시한다고 해도 지시받는 간부들이 저를 얼마나 한심하게 보겠습니까. 그래서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여 전 사령관이 말한 ‘체포할 사람들’이 누구냐는 특검 측 질문에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있었고, 우원식 국회의장도 있었고, 법사위원장 하던 정청래 있었고, 판사도 있었고... 15명 정도? 나중에 다시 전화가 와서 한동훈, 그분도 추가하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불법계엄 사태 이후 1년이 흘렀지만 윤 전 대통령의 입장과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굳게 믿으며 ‘평화적 메시지 계엄’이었다는 궤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열린 지난 4일 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은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선관위 보안점검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선관위에 출동한 인원들에게 ‘1인당 실탄을 10발씩 가져가라’고 지시했고, 야구방망이와 케이블타이 등을 준비한 건 “선관위 직원들을 위협할 용도”였다고 인정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이 끝나자마자 “재판부에 의견 하나만”이라며 발언 기회를 요청했지만, ‘증인이 나간 뒤에 하라’고 제지당하자 “증인 있을 때 못할 말은 아닌데요”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이 나간 뒤 부정선거 관련 이야기를 5분간 반복했다.
윤 전 대통령은 그동안 법정에서 증인의 말에 너털웃음을 짓거나 93분간 계엄이 옳았다고 주장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전보다 조급해진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사후 계엄 선포문을 만들고 폐기한 혐의를 살피는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 재판에서도 ‘내란 특검이 나를 재구속시킨 사유가 뜬금없다’는 취지로 언성을 높이다가 변호인단이 손을 뻗으며 말리는 동작을 취하자 “참… 이상입니다”라며 황급히 말을 마쳤다.
11월 마지막 주말의 제주는 화창했다. 전날까지 비가 오다 갠 오후의 섬은 황금빛 특유의 따뜻한 색조로 가득했다. 공항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가면 나오는 작은 포구인 종달리에 위치한 ‘해녀의 부엌’에 도착했을 때는 바다가 이미 검푸름해졌다. 둘러앉은 이들 앞에서 8세 때부터 물질을 시작해 80세까지 바다에 들어갔다는 88세의 해녀 할머니가 주름 가득한 얼굴로 꺼낸 화두는 4·3이었다. 세계사의 교차로에서 이념이 대립하는 가운데 그저 물질하며 살던 어느 작은 마을의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들이닥친 학살의 순간에 대한 미시적 기억이 덤덤하게 풀어져 나왔다. 겨울 바다에도 입고, 임신하고도 입고 들어갔다는, 천으로 된 작고 얇은 해녀복은 생존 이후 그의 삶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다음날도 화창했다. 2014년 4월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고자 인천항에서 세월호에 탔던 단원고 학생들은 제주에 이르지 못하고 진도 앞바다에서 멈춰야 했다. 대신 몇몇 부모들이 416합창단 이름으로 제주에 가서, 마치 1990년대 대학로 소극장처럼 관객들과 숨결이 닿을 만한 작은 강당에서 노래를 불렀다. 활기찬 율동과 노래로 함께한 ‘세월호를 기억하는 제주 청소년 모임’ 청소년들이 1970년 남영호 참사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말할 때는 그 작은 무대가 역사의 광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다음날은 조금 흐려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하늘에 점점이 남아 있던 화창함은 오히려 반가움을 더했다. 종달리 남쪽 마을 삼달리, 그곳에 있는 삼달다방은 아침부터 손님맞이로 바빴다. 참사를 꿋꿋이 버텨낸 부모들을 맞이한 주인장들은 2000년대 초반 아무도 관심 두지 않던 장애인 장기 거주시설에서 삶의 희망을 놓은 채 살아가던 이들에게 사람다운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던 한 여성과 그의 가족, 동지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에 정착한 또 다른 부모들이었다.
삶이 상처받은 이들이 치유와 휴식을 찾아 방문하는 그 무해한 공간에서는 한 작곡가이자 가수가 단독 콘서트를 한 주 앞두고 기타 한 대와 생목소리로 한 시간짜리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통창으로 비껴드는 햇살을 조명 삼아 객석이자 무대에서 “그 쇳물 쓰지 마라”라고 노래한 그에게 합창단은 그가 작곡한 노래인 ‘사랑합니다’로 답례했다. 밖에서는 젊은 시절 암을 이겨내고 멀리서 마음의 결을 따라 찾아온 한 요리사가 온갖 채소들로 스페인풍 볶음밥을 준비하고 있었다. 참변을 겪은 섬에서 참사를 겪은 이들이 노래하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 곁을 지켰던 이들이 그 사람들을 환대했다. 이 작은 자들이 한데 모인 삼달다방은 그 순간 생생지락의 광장이 되었다.
이들이 1년 전 응원봉이었고, 남태령이었고, 키세스였다. 12월3일이 지나면서 1년 전을 돌아보며 민주주의를 회복했는지 반성하는 말들이 나온다. 돌아보면 강추위 속 집회들에서 3분 발언대에 선 시민들 목소리가 가득했던 작년 12월의 언어가 오히려 풍성했다. 그 자리에 모인 이유가 계엄 극복과 제도적 민주주의 회복을 넘어 소외된 사람들, 일상이 계엄인 사람들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으로 규정되는, 현실에 있을 법하지 않은 시공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그 시간조차 이내 법률 논쟁과 대선의 태풍에 밀려갔지만, 다행히 그때의 목소리들은 기록되었고, 다시 소환되고 있다.
덜 말해진다고 해서 덜 중요한 삶은 아니다. 해수면이, 해수 평균 온도가 얼마나 상승했는지만큼이나, 그래서 해녀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치의 변화를 어떻게 규범적으로 판단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해녀들은 거의 사라졌고, 부모들은 늙고 있다. 추상적인 민주주의의 안녕만큼이나 이 사람들의 안녕도 또박또박 이야기될 가치가 있다.
우리는 사실 다 하찮은 존재들이지만, 그 하찮음이 연대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시민의 속성이다. 1년 전 그 추위에 광장에서 사람들이 꿈꾸었던 삶은 서로의 하찮음 덕분에 이루어지는 상호 의존과 인정, 치유와 평화가 있는 삶 아니었는가.
‘작은 세상’이라는 제목의 동요는 노래한다.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 함께 느끼는 희망과 고통 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알았네 작고 작은 이 세상.” 기쁨·슬픔, 희망·고통을 나누던 작은 섬 제주의 작은 마을, 작은 이들의 이야기는 작년 겨울 광장의 모습이자, 그 광장이 지켜내려 했던 삶이다. 작은 자들이 광장을 만든다. 그들의 이야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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