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수납전문가 서울시, 한강버스에 132억원 쓴다···내년도 예산 51조원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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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1-04 10:1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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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예산안을 31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고 30일 밝혔다. 서울시가 제출한 내년도 총예산은 51조5060억원이다.
내년도 한강버스 사업 투입예산은 올해 예산(61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시는 “버스 등 타 대중교통 연계와 풍수해 대응, 선착장 유지보수 등 이용객 편리성과 안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는 총 15조6256억원을 배정했다. 올해보다 8601억원 증액된 것으로, 기초생활보장 지원(4조7645억원)과 돌봄SOS(361억원) 예산 등을 확대했다.
장애인 공공일자리는 383개 늘린 5500개를 운영(589억원)해 자립기반을 돕는다. 어울림플라자(98억원)·체육센터(106억원) 개관 등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위한 예산도 늘렸다.
저소득 어르신·아동 급식 지원, 쪽방주민 동행식당 관련 예산은 소폭 삭감됐다. 시 관계자는 “올해 집행 실적을 고려해 내년 예산이 줄었을 뿐 대상자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년·신혼부부 공공임대주택 등 주거부분에도 1조622억원을 투입한다.
28억원을 들여 ‘서울형 안심조리원’을 신규설치한다. 서울형 산후조리 경비·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 등(689억원)에 둘째·셋째아 이상 다자녀 가정을 추가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건설 30년이 넘은 상하수관로 정비(4477억원)와 노후 열수송관 교체(60억원), 지하철 1~8호선 노후시설물 교체(923억원) 등 기반시설 정비예산도 확대·투입한다.
서울시는 2027년 운영을 목표로 내년부터 남산 곤돌라 공사 및 활성화(170억원)에도 착수한다. 노들섬 글로벌예술섬(287억원), 제2세종문화회관(210억원)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지의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 시장은 “아침회의에서 좀 융통성 있게 대처하자, 과거 경기가 좋을 때,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안정화됐을 때 임대주택 비율과 지금은 다를 수 있는 게 아니겠느냐.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쁘리비옡(Привет·안녕하세요).”
사할린 동포 2·3세들이 30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를 통과하며 손을 높이 흔들었다. 부모와 조부모를 만나러 온 이들의 얼굴엔 긴 여정의 피로보다 설렘이 묻어 있었다.
러시아 사할린 동포 2·3세 40여명은 이날 국내에 영주귀국해 살고 있는 1세대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번 방한은 재외동포청이 추진하는 ‘사할린 동포 2·3세 모국 방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고령 등의 이유로 사할린을 직접 찾기 어려운 1세대 동포들을 위해 마련됐다. 2017년 시작된 이 사업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러 직항편 중단으로 5년간 멈췄다가 지난해 재개됐다.
이들은 공항에서 곧장 경기 안산의 ‘고향마을’로 이동했다. 고향마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할린 동포 정착 마을이다. 50여 분을 달려 버스가 멈추자, 아들을 마중 나온 노모가 보였다. 어머니는 두 팔을 벌려 “아이고, 아이고”를 연신 외쳤다. 거동이 불편한 발걸음에는 안달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모자는 만나자마자 서로를 끌어안았고, 아들은 어머니의 볼에 얼굴을 부볐다. 세월이 새긴 주름 위로 눈물이 흘렀다.
사할린에는 일제강점기 강제이주되거나 현지에서 태어난 한인 약 2만6000명이 살고 있다. 1905년 러일전쟁 승리로 일본이 사할린 남부를 점령한 뒤, 석탄과 목재가 풍부한 섬은 ‘보물섬’이 됐다. 1938년 국가총동원령이 내려지자 젊은 조선인 남성들은 탄광과 벌목장으로 끌려갔다. “처음엔 돈을 준다더니, 나중엔 그냥 잡아갔다”고 한다.
1945년 일본이 패망한 뒤에도 비극은 끝나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조선인이 일본의 패전을 불렀다’는 소문이 퍼져 조선인 학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듬해 미·소 협정에서 송환 대상을 ‘일본인’으로 한정하면서 한인들은 귀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국적 없이 사할린에 남겨졌고, 평생을 ‘무국적자’로 살아야 했다. 1992년부터 고령 동포의 영주귀국이 허용됐지만 대상은 1세대에 한정돼 가족들은 또다시 생이별을 겪어야 했다.
김경순(88)씨도 사할린 1세대다. 그는 이날 5년 만에 막내아들을 품에 안았다. “어젯밤엔 잠을 한숨도 못 잤어요. 어제 오는가, 오늘 오는가 하며 기다렸어요.” 김씨에게 심정을 묻자, 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옆에 무뚝뚝한 아들이 서 있어 쑥스러운 듯했지만, 얼굴엔 소녀 같은 미소가 번졌다.
아들 전은구씨(62)는 어머니 곁을 말없이 맴돌았다. 여행가방을 풀어 러시아에서 사온 초콜릿과 비타민을 찬장에 정리했다. “한국이 따뜻해서 좋아요. 어머니랑 여기서 살고 싶어요.”
김씨는 1998년 영주귀국했다. 그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끌려가 탄광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한 살 때 어머니를 따라 사할린으로 이주했고, 여섯 살 무렵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 얼굴은 기억이 안 나요. 제 고향도 몰라요. 아버지 초상 치르던 모습만 어렴풋이 기억나요.”
그의 남편은 사할린에서 만난 13살 연상의 한국인이었다. 남편 역시 19살 때 부산에서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군인 생활을 했다. “남편은 평생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했어요. 아이들을 두고 와야 해서 많이 싸웠어요.” 김씨는 “아이들과 형제, 친척을 떼어놓고 오려니 마음이 찢어졌지만, 그립기도 하고 반가운 땅이 한국”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차린 점심상에는 뼈해장국과 김치, 김, 어묵볶음이 올랐다. 러시아에서 자란 전씨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는 한국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했다. 모자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섞어 대화했다.
2000년 영주귀국한 김월선씨(90)도 이날 딸과 함께 사는 집에서 큰아들을 맞았다. 세 살 무렵 강제이주된 김씨는 “아버지가 탄광에서 일하다 일본 관리에게 맞아 얼굴이 부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러시아에 가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사할린엔 아직 김씨의 손자들과 형제, 친척들이 살고있다. “명절 때마다 엄청 보고 싶죠. 오면 반갑고, 가면 섭섭하고.”
최정희씨(85)도 “남편이 ‘팬티 바람으로라도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늘 말했다”며 웃었다. 그는 2000년 강제징용된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들어왔다.
현재 사할린에는 1세대 동포 약 300명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 3000여 명이 영주귀국했다.
“우리 딸이 말하더라고요. 나쁜 남자 조심하라고.” 최근 서울에서 열린 홀몸 어르신 짝찾기 행사에서 한 70대 참가자가 기자에게 이렇게 귓속말했다. 딸은 엄마의 새로운 만남을 응원하며 행사장까지 태워주면서 ‘남자 조심’ 당부를 잊지 않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인구 다섯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이다. 이들 중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1인 가구(37.8%), 그중 상당수가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다. 2050년이면 65세 이상 비율이 전체 인구의 4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황혼의 사랑은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챕터에서 우리는 어떤 사랑을 그릴까. ‘나는 솔로’의 시니어 버전이라 불리는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 행사에서 은빛 로맨스의 시작을 엿봤다.
가을 햇살이 한옥마당에 내려앉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돈화문국악당에 홀몸 어르신 36명이 둘러앉았다. 불미스러운 ‘상황’을 막기 위해 종로구청에서 직접 65세 이상 남녀 각 18명의 법적 신분을 확인했다. 반짝이는 구두에 깔끔한 정장과 중절모까지 갖춰 입은 신사들과 뽀얗게 화장을 하고 스카프로 멋을 낸 은발의 숙녀들이 마주했다. 가슴엔 본명 대신 개성을 담은 ‘닉네임’ 이름표를 달았다. 남자들은 최불암, 필승, 라보트 등 ‘테토남’ 스타일부터 봉선화연정, 노을, 초원 등 ‘에겐남’ 느낌까지 다양한 닉네임을 선택했다. 여자들은 노란장미, 수선화, 라일락, 목련 등 꽃 이름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다람쥐, 꾀꼬리처럼 귀여운 동물과 로사, 한나, 마리아, 스테파나처럼 가톨릭 세례명도 여성 별칭으로 인기가 많았다.
참가자들의 표정에선 설렘과 긴장이 교차했다. 단체 미팅 분위기에 어색해하며 좀처럼 자리에 앉지 못하던 마리아(82)는 “36살에 남편이 떠나고 아이 4명을 혼자 키웠다”며 “71살까지 일하느라 친구를 사귈 생각조차 못해봤는데, 동사무소에서 친구를 찾아준다고 해 참석했다”고 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내다 더 늦기 전에 짝을 찾아 나선 참가자도 있었다. 라일락(72)은 “혼기를 놓쳐 지금까지 싱글로 살아왔다”며 “아직도 짝을 못 찾은 게 창피하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 나오니까 ‘여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초면인 어르신들 사이 어색한 침묵이 흐른 것도 잠시, 어르신 동아리의 합창과 국악 공연이 이어지며 금세 분위기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개그맨 심현섭은 “나도 올해 55살에 종로에서 결혼했다”며 자연스럽게 인연의 장을 열었다.
각양각색 캐릭터를 관찰할 수 있는 TV 프로그램 <나는 솔로>처럼 이날 행사에서도 다양한 성격의 ‘어르신 솔로’ 유형을 엿볼 수 있었다. 영호처럼 활발한 성격의 분위기 메이커는 자기소개 시간부터 시선을 끌었다. ‘정열의 레드’로 정장과 중절모까지 ‘깔맞춤’한 정담(78)은 자기소개 대신 노래 한 곡조를 뽑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여러 여성을 맘에 두고 갈팡질팡하는 캐릭터도 있었다. 일대일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자 추억(82)은 “세 명이 마음에 든다”며 “누굴 고를지 모르겠다”면서 홀로 애를 태웠다. ‘풀악셀 직진남’ 스타일의 영철 캐릭터는 짝을 얻을 확률이 높았다. 노을(81)은 일대일 선택 시간이 되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맘에 드는 여성 북촌(68) 앞에 앉았다. 다른 남성이 북촌 앞을 서성였지만, 노을은 자리를 지키며 사랑을 사수했다. 초원(68) 또한 순정남 행보로 사랑을 쟁취했다. 그는 인기녀 똑순이(73) 옆에 다른 남성이 앉았음에도 삼각 구도로 자리를 차지하고 당당하게 마음을 어필했다. 다른 이성을 한 번 더 선택할 기회가 왔지만, 초원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초원은 “한 사람에게만 마음이 간다”며 집중했다.
짝 찾기에 대체로 적극적인 남성 참가자들과 달리 여성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라일락은 “남자친구를 찾는 데 마음이 열려 있지만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며 “여기서 이성 친구보다 맘이 맞는 동성 친구를 알게 돼 연락처를 교환했다”고 했다. 한평생 가족 뒤치다꺼리를 하다 이제야 돌봄노동에서 해방된 여성들은 다시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이는 것을 꺼렸다. 목련(79)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 젊을 때 느끼던 설렘 같은 건 덜하다”며 “좋은 이성 친구를 만나면 좋지만,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혼자 사는 게 좋다”고 했다. 수선화(81)는 “인연이 되면 가끔 만나서 맛있는 것 먹고 같이 여행 다니고 싶다”며 가벼운 만남을 원했다. 반면 일부 남성들은 새로운 짝을 만나 함께 살며 돌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 남성 참가자는 “자식 손주까지 다 외국에 나가 있어서 상대가 원한다면 언제라도 우리 집에서 같이 살고 싶다”며 “지난번에 몸살감기로 고생했는데 물 한 잔 떠주는 이 없더라”고 혼자 사는 서러움을 슬쩍 토로했다.
<나는 솔로> 영숙처럼 똑 부러진 캐릭터도 보였다. 북촌은 맘에 들지 않는 남성이 다가오자 ‘철벽차단’했다. 그는 “나와 너무 안 맞는 것 같아서 차버렸다”며 확고한 취향을 드러냈다. 솔직하게 의견을 드러내는 순자 같은 캐릭터도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여성 참가자(71)는 “남자들이 나이가 너무 많아 보인다”며 “로맨스 그레이를 기대하고 왔는데, 술꾼 같은 인상의 참가자도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머리카락은 회색빛으로 물들었을지언정, 세월의 멋을 품은 노년 신사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여성 참가자들은 자기소개 시간에서 “외모는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시선은 가장 먼저 상대방의 얼굴과 옷차림에 머물렀다. 여성들은 남성 선택 기준으로 ‘지적이고 점잖은 분위기’를 꼽았다. 한 여성 참가자는 자신의 짝을 두고 “사람이 일단 너무 점잖고 멋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키만 좀 더 컸으면 진짜 멋졌겠다”며 외모를 지적해 웃음을 줬다. 이외에도 여성들은 “스마트하고 지적인 남자(스테파나·71)” “점잖고 순한 인상(수선화·81)” 등을 이상형으로 꼽았다.
남성 참가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는 짝에 매력을 느꼈다. 용출(76)은 “이 나이가 되면 몇 마디만 나눠도 이야기가 잘 통하는지 알 수 있다”며 “눈빛, 표정 같은 얼굴의 분위기로 나와 어울리는 사람을 알게 된다”고 했다. 닉네임처럼 처음부터 한 사람만 선택해 순애보를 보인 봉선화연정(80)은 “지성적인 면에서 통하는 느낌이었다”며 “한마디를 하면 열 마디가 오갔다”면서 주고받는 대화 속에 감정이 커졌다고 했다.
시니어들이 맘에 드는 이성을 붙잡은 방법은 뭐였을까. 동서고금 공통 작업 멘트인 “맛있는 것 사줄게”였다. “스테이크 쏘겠다(노을)” “끝나고 고깃집 가자(봉선화연정)” “맛집 데려가겠다(초원)” 등 남성들은 맘에 드는 여성에 군침 도는 애프터를 약속했다. 실제로 행사가 끝나자마자 커플들은 근처 맛집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이날 7쌍의 커플이 탄생했고, 마음이 맞는 동성 친구 3쌍이 우정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황혼의 연애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저무는 하루의 끝에 누군가와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로맨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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