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사무소 [김택근의 묵언]슬프지 않은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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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0-19 17:21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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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지 않으면 소리가 늙는다.” 그는 쉬지 않고 연습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저음이 튼실했고, 음이 가볍게 날리지 않았다. 조용필은 무대에서 노래하다 죽고 싶다고 했다. 노랫말처럼 먹이를 찾아 산 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에 올라 눈에 덮여 얼어 죽는 표범, 자신도 무대에 올라 자신의 노래에 덮여 떠나가고 싶다.
그의 노래는 슬프다. 충분히 슬퍼진 후에 슬픔을 노래한다. 그래서 그 슬픔이 살아있다. 트로트도 그가 부르면 완전히 새롭다. 목(음)을 꺾지 않아도 목소리 안에 전혀 다른 슬픔이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깨를 올리며 온몸의 기를 모아 토해내는 고음은 ‘작은 입의 기적’이다. 조용필 노래를 듣고 있으면 우리 민족이 지닐 수밖에 없는 슬픔의 유전자가 떠오른다. 김민기, 신중현, 이미자, 송창식, 패티김, 김광석 등의 노래도 슬프다. 무늬가 다를 뿐이다. 이 땅에서 생산된 노래에는 왜 이토록 슬픔이 많이 묻어있는가.
K콘텐츠는 잔인하고 무자비했던 역사에 피를 대고 있다. 이 땅에서는 거의 100년마다 전쟁이 벌어졌다. 그래도 살아야 했다. 살아남은 자들끼리 연대해서 참화를 극복했다. 현대사에서도 한국전쟁이라는 엄청난 비극을 헤쳐 나왔고, 이어진 군부독재도 민중이 일어나 종식시켰다. K콘텐츠에 영웅들의 이야기는 드물다. 거의가 약자들이 연대해 악을 물리치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극복의 서사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도 남녀 주인공들이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마침내 어둠을 걷어낸다. 참혹한 역사를 지녔지만 흥이 많은 민족은 한을 신명으로 풀어냈다. 일찍이 시인 조지훈은 우리 예술에 서려 있는 슬픔은 퇴폐의 슬픔이 아니라 꿈과 결부된 희구(希求)의 슬픔이라고 했다. 또 미술학자 최순우는 우리의 조형물에 슬픔과 해학의 아름다움이 함께 존재한다면서 이를 ‘고요한 익살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요한 하위징아는 저서 <호모 루덴스>에서 인류 문명이 놀이를 통해 발전해왔다고 주장한다. 놀이가 문화의 하위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가 놀이의 일부라는 것이다. 예술은 물론이고 전쟁에도 놀이의 규칙과 형식이 있으며, 종교의식도 신성한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뤄지는 역할극이라고 했다. 그런데 세계 인류학계는 ‘가장 잘 노는’ 무리로 한민족을 지목한다. 아마도 참혹한 역사가 있으니 함부로 놀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함께 모여서, 결코 화려하지 않게, 또 진심을 다했을 것이다. K콘텐츠를 깊이 들여다본 김정섭 교수는 문화강국으로 떠오른 원인으로 ‘잘 노는 유전자’를 들었다.
“한국인(우리 한민족)은 서양 음악 대부분의 원류가 된 아프리카인과 함께 ‘여흥’과 ‘정한’에 가장 능한 민족으로 세계 인류학계에서도 손꼽힌다. 하위징아가 말한 ‘호모 루덴스’의 전형인 민족이다. 한국인은 유사 이래 자연과 적의 거대한 도전을 이겨내고 일궈낸 가족과 공동체의 숭고한 가치와 성취를 신명과 흥으로 돋구었다. 전쟁, 정변, 이산 등으로 점철된 질곡의 역사를 정한과 신원으로 극복하는 초월감각과 몰입력을 갖춘 ‘문화술사(文化術師)’의 유전자를 배양해 전수해왔기에 세계 문화를 주도하게 되었다.”
우리 문화는 저급하지 않다. 숱한 이민족의 문화가 유입되었어도 동화되지 않고 이를 여과시켜 재창출했다. K콘텐츠에는 민초들이 연대해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퇴치하는 ‘치유의 서사’가 있다. 승리가 아닌 살아내는 이야기가 숨 쉬고 있다. 우리에게는 슬픔을 다스리는 육화된 지혜가 있다. 삭히고 발효시키고, 씻기고 어루만져서 슬픔을 정화시켰다. 그런 후에 가슴에 품었다가 서로 나눠 가졌다. 그렇게 절망을 거세한 ‘슬프지 않은 슬픔’에 세계인이 공감하고 있다.
14일 롯데하이마트 모델이 로봇청소기를 들어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이달 말까지 전국 매장과 온라인쇼핑몰에서 ‘로봇청소기 페스타’를 진행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이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합동수사팀을 불법단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뭘 근거로 그렇게 말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백 경정을 향해 “팀의 고위 관계자들이 본인이 수사하려다가 막혔던 사건에 관계된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며 “그런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지, 어떤 이유로 그랬는지, 뭘 근거로 그렇게 말했는지를 밝혀야지, 그렇지 않고 ‘수사팀 자체가 불법 팀이기에 안 들어가겠습니다’라는 건 공무원, 경찰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합동수사팀에 파견된 백 경정은 전날 서울동부지검에 출근하면서 “합동수사팀은 위법하게 구성된 불법단체라고 주장해왔는데 그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공직자로서 신념이 흔들린다”며 “검찰 최고 지휘부가 외압 의혹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은 “그 정도로 얘기하시면 안 되고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이유고 뭐가 근거인지를 명확히 좀 밝혀주실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직접 백 경정 파견을 지시한 것에 대해선 “백 경정이 하도 이 사건에 대해서 여기저기서 말씀을 많이 하고 다니시고 오히려 그런 게 수사에 혼란을 줄 수도 있다”며 “차라리 수사팀에 포함을 시켜서 수사로 뭔가 성과를 내도록, 결과를 내도록 하라는 취지의 말씀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백 경정을 향해 “본인이 의혹을 제기해서 시작된 수사 아니었느냐”며 “오히려 불러주면 감사해야 할 것 같은데 왜 어떤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라고 말했다.
박균택 의원은 “본인이 당연히 협력을 해야겠다”며 “국민적인 기대가 있고 또 본인이 의혹을 제기를 했는데 이제 와서 관여하기 싫다고 얘기하는 것은 공복 의식에 어긋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균택 의원은 “백 경정을 (합동수사팀에) 들어가면 더 검찰 마음대로 못 할 것이기 때문에 더 들어가야 할 필요성은 높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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