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짭 [르포]‘바가지’ 오명 울릉도, 공항이 구할 수 있을까···걸림돌은 ‘추정 결항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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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1-12 06:30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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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은 전국 최초로 섬에 들어서는 ‘소형’ 공항이다. 총 사업비 8792억원 규모의 건설 공사를 DL이앤씨 등 7개사가 맡고 있다. 사동항 인근에 우뚝 솟아 입도객을 맞이하던 가두봉을 깎고, 이 흙으로 바다를 메워 부지를 조성한 후 1200m 활주로가 있는 공항을 짓고 있다. ‘여행 한번 가겠다’고 마음 먹기 어려운 울릉도를 이르면 2028년이면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울에서 울릉도까지는 이론상으로 ‘7시간’만에 도착한다. 강릉에서 쾌속선을 타는 경우다. 실제론 대개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린다. 울릉공항 취재를 위해 기자가 이동한 경로(서울역→포항역→포항영일만→울릉도사동항)로는 서울역부터 사동항까지 약 14시간(저녁식사 2시간 포함)이 걸렸다. 사동항에서 출항에 다시 서울역에 내리기까지는 약 11시간이 소요됐다.
기상 상황 등으로 배편이 취소되는 경우도 잦았고 응급 상황이 생기면 울릉군민들은 헬기밖에 이용할 수 없었던 이곳이 ‘변신’하고 있다. 울릉 공항이 문을 열면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김포, 제주 등지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 이내 올 수 있고, ‘바가지’ 오명을 뒤로 하고 관광 인프라 등이 갖춰진다면 울릉도는 봄~가을의 조용한 휴식처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2020년 7월부터 삽을 뜨기 시작한 울릉공항은 올해 10월 말 기준 공정률 68.7%다. 방파제 역할을 하는 해상 구조물을 이용한 물막이 공사까지 완료된 상태다. 부지 조성을 위해 메워야 하는 바다 깊이는 평균 23m. 해발 198m이던 가두봉은 현재 약 112m를 깎았고, 앞으로 50m를 더 깎으면 작업이 완료된다.
김현기 한국종합기술 건설사업관리단장은 “매일 230명을 투입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내년부터는 24시간 공사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사를 2027년까지 마치고 2028년에는 울릉공항을 연다는 계획이다. 당초 목표하던 2025년 완공보다는 2년이 늦어졌다.
한국공항공사의 계획안에 따르면 공항에는 가두봉을 기억하는 메모리얼 콘셉트의 공간이 마련된다. 또 사라진 가두봉을 형상화한 옥상 전망대가 입도객을 맞이할 전망이다.
울릉공항의 취항사로는 2022년 설립된 소형 항공사 ‘섬에어’가 유력하다. 이 회사는 울릉공항 설계 항공기인 ATR-72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항공사다.
국토부는 지난 6일 울릉공항 설계 항공기로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사의 터보프롭(프로펠러) 여객기인 ATR-72(최대 78석)가 취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종은 짧은 활주로에서 운항할 수 있어 단거리 지역 공항에서 많이 쓰인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 기종은 현재 국내 운수산업 조건에서 1200m 활주로의 울릉공항에 띄울 수 있는 유일한 기종이다. 국토부는 앞서 브라질 엠브라에르사의 제트여객기 E190-E2(최대 114석)도 검토했으나 감사원 감사에서 우천 시 제동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국내에 도입한 항공사도 없어 제외했다.
섬에어는 올해 최초로 ATR-72 기종을 한 대 도입했고 2027년까지 11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섬에어는 울릉공항에 취항하는 ATR-72는 68석으로 운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항이 문을 연다 하더라도 높은 결항률은 울릉도 접근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00m로 설계되어 있다. 애초 정부는 ‘50석급’ 항공기 취항을 목표로 했으나 국내 항공사가 도입하려 하지 않자, 2022년에 소형항공운송사업자의 좌석 상한을 80석으로 늘리면서 결항률이 높아졌다.
활주로 길이가 1200m인 울릉공항 환경에서 50석급 비행기는 조종사가 계기착륙시설의 유도에 따라 착륙하는 계기비행이 가능하지만, 80석급 비행기는 조종사가 육안으로 판단해 활주로에 접근하는 시계비행만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 시계비행하기가 쉽지 않아 결항률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현재 울릉공항의 결항률은 23.37%로 추정된다. 당초 50석급 계기비행 기준으로 추산했던 결항률 8.27%보다도 높은 수치이고, 울릉항에 뜨는 배의 연평균 결항률(22.1%)보다 1.2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울릉군민들이 활주로를 연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정부는 일단 개항한 후에 사업성에 따라 다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활주로 연장을 위해서는 결국 돌고돌아 ‘수익성’ 문제로 돌아온다. 최고 수심 60m에 달하는 깊은 바다를 다시 메워야 하고, 활주로 길이 연장에 따라 착륙대의 폭도 현재의 150m에서 280m까지 늘여야 한다. 비용은 약 1조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높은 결항률은 다시 낮은 수익성으로 이어진다. 감사원은 지난 9월 ‘지방 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국토부가 울릉공항 소형항공운송사의 수익성 확보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향후 울릉공항에 취항하려는 운송사업자가 없어져 공항시설의 유휴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항공사 손실과 지자체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해 내년 1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공항 운영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바가지 논란과 부족한 관광 인프라 확충도 울릉군이 헤쳐나가야 할 숙제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브리핑에서 “공항 개항 후 2~3년이 울릉도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우선 하수처리장을 늘리고 지금으로부터 3~4년 내에 폐교 부지 등을 활용해 숙소와 식당, 주차 등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약 1조4000억원의 가상자산(코인)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받던 업체 대표를 법정에서 흉기로 습격한 50대 남성에 대해 징역 5년이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살인미수 및 법정소동 혐의로 기소된 강모씨(51)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1심과 항소심은 강씨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리 과도와 면장갑을 준비해 피해자와 가까운 위치에 앉아 기회를 엿보다가 증인신문을 방청하고 있던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에게 달려들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 대한 A병원의 정신감정서엔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던 중, 피해를 본 내가 죽는 것보단 사기꾼이 죽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범죄를 계획하게 됐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를 가지고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행위이므로 그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무거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며 “공개된 법정에서 재판 진행 중에 이뤄진 것으로 법원의 재판 기능을 저해하고 공적 공간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야기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발생한 손실에 관해 피해자에게 형사책임이 있는지를 다투는 재판이 진행 중이었고, 피해자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은 사적 제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잘못된 판단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강씨는 지난해 8월 코인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모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몰래 숨겨온 흉기로 이씨를 습격했다.
강씨는 2021년 하루인베스트가 ‘가상자산 예치 시 무위험 운용 통해 원금 보장하고 업계 최고 수익 지급할 것’이라고 광고하는 것을 보고 코인을 넣었다. 이씨는 2023년 하루인베스트에 예치된 가상자산에출금 정지시키고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씨는 강씨를 비롯해 1만6000여명에게서 약 1조4000억원의 코인을 예치 받아 빼돌린 혐의로 재판받던 중이었다. 이씨의 공소장엔 강씨의 피해 금액이 63억원에 달한다고 적시됐다. 지난 6월1일 이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선 무죄가 선고됐다.
대한민국의 새벽은 분주하다. 지난 두어 주 공론장을 강타한 쿠팡 새벽배송 논쟁은 국가의 관리를 벗어나 질주하는 시장의 복잡한 이면을 드러냈다. 하나의 사업 모델로 출발한 새벽배송은 한국 사회의 노동권, 노동자들의 분화, 건강과 소득, 규제와 자유, 소비의 필요와 윤리, 그리고 멈추지 않는 자본주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웠다. 사실 새벽은 그 이전에도 국가적으로, 산업적으로, 종교적으로 전략적인 시간이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朝鮮)’의 후예들에게 새벽은 과연 어떤 시간이었는가.
산업사회 이전에 새벽은 희망과 재생 같은 추상적 가치와 연결된 우주론적 시간이자, 생명의 휴식과 활동이 전환되는 중요한 경계로 인식되었다. 그것은 매일 일어나는 작은 천지개벽의 시간이었다. 정화수를 떠놓고 천지신명께 소원을 비는 절박한 시간이자, 깨어 있는 신앙을 신에게 증명하는 기도의 시간이었다. 새벽은 신성했다.
개발연대에 새벽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근대화 프로젝트와 결합하면서 ‘근면’의 시간이 되었다. 1972년에 발표된 ‘새마을 노래’의 가사는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로 시작한다. 중독적인 멜로디에 담긴 저 정신은 새벽을 역사적으로는 계몽의 시간이자, 현실적으로는 집단 노동의 시간으로 바꾸었다. 일어나 노동을 시작하라는 국가적 계몽사업은 ‘잘살아보자’는 희망이 덧입혀지면서 개인과 국가 발전을 위한 신성한 집단적 의무 이행의 시간으로 새벽을 각인시켰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 신자유주의적으로 재편되어가던 한국 사회에 난데없이 ‘아침형 인간’ 개념이 등장하면서 새벽은 이제 ‘우리’ 마을을 가꾸기 위해 국가가 독려하고 주민이 반응하는 집단 노동의 시간이 아니라, 개인이 각자도생을 위해 알아서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 ‘아침형 인간’은 의지와 규율이 의심되는 다른 시간대 인간과 달리 근면·성실, 자기계발, 그리고 성공을 상징했다. 새벽은 더 이상 집단적 동원의 시간이 아니라 개인적 성취의 시간이 되었다.
새벽배송이 환기했을 뿐, 다양한 새벽 노동이 이미 존재하는 오늘날 새벽은 24시간 작동하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간대로서의 정체성을 박탈당했다. 그저 좀 일찍 일을 시작한다는 개념을 넘어 ‘시작’이라는 관념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이제 새벽은 개인적 규율과 성공의 시간이 아니라 마치 산타클로스의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는 요정들처럼 소비자에게 보여질 필요가 없는 노동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새벽 노동은 현상도 복잡하고 해법도 마땅찮다는 의미에서 괴물이다. 새벽이라는 문화적으로, 생리학적으로 특별한 시간의 결계를 뚫고 들어온 이 괴물은 참 빨리도 성장했다. 혹시 그것이 한국인의 내면에 각인된 새벽의 이미지 때문일까? 새벽이 국가 발전, 개인적 성취로 이어지는 미덕이며 자녀와 가족을 위해 저마다의 신에게 빌던 신성한 시간이었기에 그런 것일까? 아니면 모든 시간을 균질화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체제의 쓰나미에 밀려버린 걸까? 자본주의는 생산 과정의 표준화와 정교화 과정에서 ‘시계’로 대표되는 근대적 시간을 만들어냈고, 대규모 생산 모델을 고안하면서 노동자들의 시간을 집단 동기화해 통제했다. 그리고 이제는 시간을 아예 삭제해버리고 있다.
공론장도 분열되었다.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노동 통제의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의 몸은 의학적 비명을 지르지만, 각자도생의 시대에 건강은 사치재다. 새벽배송 제한을 제안한 민주노총과 이에 반발한 쿠팡 노동조합의 시간과 입장은 다르다. 새벽에 물건을 받아야 하는 이들과 그럴 필요가 없는 이들의 삶도 다르다. 노동자와 지식인의 삶은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이들이 사람이 할 일이 못 된다고 고백하지만, 자유시장경제 사회에서 각자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당사자주의에 어긋난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 와중에 자본은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그저 지배할 뿐이다.
새마을의 새벽종은 이제 각자 다른 시간대에 울린다. 새벽 나팔을 불던 국가는 사라졌고, 개인만 남았던 빈자리에 플랫폼이 등장했다. 쪼개진 개인들은 플랫폼을 통제할 방법을 모른다. 머잖은 미래엔 이런 논쟁의 당사자조차 사라질 것이다. 로봇은 말이 없을 테니까.
그때 새벽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있을까. 이 모든 질주의 끝에도 여전히 사람은 지금의 모습일 텐데. 아침의 ‘나라’의 주권자들이 ‘아침’의 주권자가 될 수는 없는 풍경 속에서 미래라는 개념마저 흐릿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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