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불법촬영변호사 [아침을 열며]“1년이 지나면 다 찍어주더라”는 말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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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2-04 09:46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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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지역구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걱정하자, 윤 의원은 “나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서 반대했다. 끝까지 갔다”며 “그때 욕 많이 먹었다. 그런데 1년 후에는 다 ‘윤상현 의리 있어 좋다’(는 말을 들었고) 그다음에 무소속 가도 다 찍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했다.
윤석열 탄핵을 반대하면 당장은 국민이 비판하지만 1년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다시 표를 준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국민의힘은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은 윤석열을 1년간 두둔했다. 한국갤럽이 11월25∼27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역대 대통령 평가를 조사했다. 윤석열에 대한 부정 평가는 77%로 1위였다. 전두환(66%)을 가볍게 제쳤다.
학살자 전두환보다 혹평 받은 윤석열에 대한 국민의힘의 ‘충정’은 쿠데타 당일부터 일관됐다.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불참했다. 12월7일 윤석열 1차 탄핵소추안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됐다. 국민의힘 의원 중 단 3명만 참석했기 때문이다. 12월14일 가까스로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85명 안팎의 국민의힘 의원은 반대표를 행사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내란 우두머리의 직무 지속에 압도적 다수가 찬성한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 45명은 올해 1월6일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고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집결했고, 1월15일 윤석열이 체포되자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격이 무너졌다”고 했다. 판사 지귀연이 3월7일 구속 취소를 결정하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다음날 윤석열이 석방됐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호했다.
4월4일 윤석열 파면과 6월3일 대선으로 국민의힘 또한 헌법적·정치적으로 심판받았지만, 변하지 않았다. ‘윤 어게인’ 세력의 지지를 업고 8월26일 선출된 장동혁 대표는 10월17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석열을 면회했다. 이튿날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며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웁시다”라는 글을 남겼다. 장 대표는 11월12일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쳤다. 황 전 총리가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특검에 체포된 날이었다.
내란 1년, 국민의힘에서는 사과와 반성의 목소리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인 사과 검토로 시끄러운 모습만 비칠 뿐이다. 당내 일각의 사과 요구조차 진정성 없는 생존형 몸부림에 불과해 보인다.
장 대표는 11월28일 대구를 찾아 “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다.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께 혼란과 고통을 드렸다”고 했다. 야당 때문에 계엄을 했다는 윤석열 주장과 뭐가 다른가. 그런 사과를 사과라 우긴다 한들 사과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다. 차라리 지금까지의 모습 그대로 사과하지 않은 채 국민에게 평가받는 게 맞다. 그것이 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하고, 탄핵소추와 파면을 반대하고, 내란 우두머리 석방에 환호한 정당에 걸맞은 태도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를 “독재”로 규정하고, 사사건건 현 정부를 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하락하는 것은 국정 지지율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율이다. 이는 윤 의원의 바람과 달리, 윤석열을 옹호한 국민의힘의 1년을 국민이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서다. 내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내일, 모레, 1년 후”라도 달라질 수 없다. 다수 국민은 그날을 뜬눈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목격했다. 그리고 함께 쿠데타를 막고 민주주의와 헌법을 회복시켰다.
한국은 민도가 높은 나라다. 그에 반해 엘리트 집단의 수준은 한참 못 미친다는 사실을 지난 1년 동안 다시금 확인했다. 1년이면 다 까먹기를 바라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재채기처럼 티를 낸 알량함조차도 기억하는 게, 쿠데타를 직접 나서 막은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이다. 대한민국 국민 수준을 우습게 여기지 마시라.
망각을 바라는 자들 때문이라도 1년 전의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계엄군 막은 ‘소화기 보좌관’…박지웅 박지원 의원실 보좌관
“지금도 국회 위로 헬기가 지나가면 고개가 젖혀져요. 그날 장면이 아직 뇌리에 남아있는 거죠.”
지난해 12월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 박지웅 보좌관(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곧장 국회로 향했다. 국회에 도착한 건 계엄 선포 20여분 뒤인 오후 10시40분. 정문 앞에는 이미 경찰과 시민들이 뒤엉켜 있었다. 박 보좌관은 “군인들까지 들이닥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헬기가 국회 상공을 갈랐다. 국회는 ‘전쟁터’가 됐다. 이때부터 목표는 단 하나,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본회의 개회였다.
지휘 체계가 있을 리 없었다. 그야말로 ‘게릴라전’이었다. 보좌진은 본능적으로 의자와 책상을 옮겨 쌓으며 국회의원 진입 경로를 확보했다. 몸으로 막고 버티는 싸움이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박 보좌관은 “과거 ‘동물국회’ 때 몸싸움 경험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며 “어디를 막아야 할지 감각적으로 알 수 있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계엄군이 본회의장이 있는 국회 본관 2층까지 진입했을 때 박 보좌관은 소화기를 집어들었다. 군인들은 의원실 창문을 깨고 난입했다. 소화전 호스로 칭칭 감아 고정해놓은 문마저 뚫렸다. 좁아진 통로 어귀에서 박 보좌관은 소화기 핀을 뽑아 계엄군 방향으로 분사했다. 미세분말이 공기를 뒤덮으며 시야가 뿌옇게 흐려졌다. 박 보좌관은 “그땐 군인들이 총을 들고 뛰어오는지도 몰랐다”며 “정신도 없었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뿌렸다”고 말했다.
그를 끝까지 버티게 한 건 국회 밖 광경이었다. 계엄군과 대치하며 창밖을 내려다본 순간, 정문 앞을 에워싼 시민들이 보였다. 그는 “‘우리만 싸우고 있는 게 아니구나’란 생각에 그렇게 힘이 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에도 국회 본관 곳곳에서는 ‘고지전’이 이어졌다. 혹여라도 계엄이 다시 선포될 가능성에 대비해 박 보좌관은 동료들과 함께 밤새 자리를 지켰다.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매번 최하위에 머물렀던 국회는 계엄 후 국민 신뢰도가 상승했다. 박 보좌관은 “국회가 항상 싸움만 하는 곳으로 비쳤지만, 계엄과 탄핵을 계기로 입법부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수 있어 보람찼다”고 말했다. 단추가 떨어지고 곳곳이 찢어진 그날의 ‘전투복’은 예우를 받았다. 동네 세탁소에서 “고생 많으셨다”며 무료로 수선해줬다.
1년이 흐른 지금, 국회는 아직도 계엄과 싸우고 있다. 불법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를 두고서다. 박 보좌관은 “피를 흘려야만 내란인가”라며 “내란 청산과 함께 그날의 일이 우리 인생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컸을지 기억하고 교육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언제든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백민정·사진 한수빈 기자
집회서 발언한 ‘술집 여자’…수능 응시한 김유진(가명)씨
지난해 12·3 불법계엄 8일 뒤 자신을 ‘술집 여자’라고 밝힌 김유진씨(가명)가 부산 서면에서 열린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탄핵 너머’를 말했다. 쿠팡 노동자가 죽고, 파주 용주골에서 창녀의 삶터가 파괴되는 현실, 서울 지하철에서 장애인이 마음 놓고 이동하기 어렵고 성소수자를 위한 차별금지법이 없으며, 여성을 향한 데이트 폭력과 이주노동자의 아이들이 차별받는 상황… 그는 이런 현실을 말하면서 “우리 민주주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고 했다.
1년이 흐르는 동안 민주주의는 ‘완벽’에 한 걸음 다가섰을까. 지난 27일 김씨가 섰던 부산 서면 광장 근처에서 다시 김씨를 만났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올해 발언을 다시 한다고 해도 내용이 바뀌지 않을 것 같다. 바뀌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민주주의의 과정은 험난하고 굴곡이 많기 마련”이라며 “대학에 가서 사회 구조를 공부한 뒤, 여성단체에서 일하며 ‘함께 사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12·3 불법계엄은 김씨에게 기회가 됐다. 계엄이 없었다면 그는 아직도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고 있었을 거라고 했다. 노래방 일을 하더라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기는 했겠지만, 공부에 집중할 수는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그에게 지난해 부산 서면 집회 발언 영상을 본 한 시민이 ‘장학금을 주고 싶다’는 연락을 해왔다. 김씨는 노래방 도우미 일을 그만두고, 수능 공부에 전념했다.
수능이 끝난 뒤 김씨가 가장 먼저 찾은 건 캄보디아 농업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은 책 <깻잎 투쟁기>다. 수험 생활 하는 동안 애써 멀리하던 기사도 다시 찾아 읽었다. 그의 SNS에는 쿠팡에서 여전히 노동자가 죽고 있다는 기사, 이주민 뚜안이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한 기사가 저장돼 있었다.
김씨는 “정권 교체가 됐으니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아직 발 뻗고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불편하게 사는 것이 ‘함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씨가 대학에 가려는 이유는 “민주주의를 완벽하게” 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기 때문이다. 사회학과 진학을 희망하던 김씨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려 하고 있다. 차별받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구체적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사회학과에 편입해 사회 구조를 분석할 능력을 갖추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는 “대학을 마치고는 여성·퀴어 단체 등에서 성노동을 그만둔 분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트라우마 같은 과거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딛고 서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강한들 기자
세상 나온 고립·은둔청년…성매매 여성들과 연대하는 ‘빌린용기’
지난해 12월16일 ‘빌린용기’(29·가명)는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무대에 올랐다. 주로 집에 머물며 스스로 사람들과 단절한 채 생활한 지 약 10년째였다. 그는 광장에서 자신을 ‘술집 여자’라고 소개한 한 시민의 발언을 들었다. 그에게서 ‘용기를 빌려’ 무대에 선 빌린용기가 마이크를 잡았다. “저는 고립·은둔 청년입니다.” 빌린 용기로 뱉어낸 고백은 환호로 돌아왔다.
1년이 지났다. 정부가 바뀌었고 무대는 사라졌다.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집 밖으로 나와 사람들 앞에 섰던 빌린용기가 찾아간 자리는 어디였을까?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지난 1년간 재개발지에서 밀려난 성매매 여성들과 연대해온 그는 “계엄은 해제됐지만 여전히 ‘비상사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빌린용기에게 계엄은 새로 닥친 위기가 아니었다. “늘 존재하던 민주주의의 불안이 터져나온 사건”이라고 했다. “다수의 시민들이 아닌 소수의 권력이 세상을 결정하는 것”이 한국의 민주주의였고, 그것의 뒤틀린 결과가 계엄이라고 그는 말했다. 껍데기뿐인 민주주의의 민낯이 드러나자, ‘밀려난 삶’들이 광장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청소년, 성소수자, 장애인 등 90곳이 넘는 광장을 뛰어다니며 빌린용기는 밀려난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의 관심은 재개발지에서 밀려난 성매매 여성들을 향했다. 그는 “달리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몰라 수년간 집에 있었던 내 모습과 그 여성들이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인천에 살던 빌린용기는 성매매집결지인 ‘미아리텍사스촌’ 여성들과 연대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반지하방으로 이사했다.
광장에서 외친 ‘연대’는 말처럼 쉽고 아름다운 일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밖에 나가는 것도 내 역할을 해내는 것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아픈 날이 많았다. 사람들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했지만 그에게 민주주의는 한 번에 이뤄지는 성과가 아니었다. 끊임없이 몸으로 겪어내야 하는 삶의 과정이었다.
“집에 틀어박힌 사람”에서 “현장에 있는 사람”이 된 그에게 민주주의는 여전히 멀다. 그가 말했다. “한 못된 정치인의 잘못을 짚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그런 정치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것이 왜 각자의 삶과 연결된 문제인지, 그리고 어떻게 함께 바꿔나갈지도 관심을 가졌으면 해요. 언 바다를 깨는 도끼처럼 우리의 말들이 서로에게 닿았으면 해요. 미흡하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혼자 짊어지는 건 민주주의가 아니잖아요.”
무대가 사라진 뒤에도 빌린용기의 광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글·사진 우혜림 기자
시민들이12·3 불법계엄 1년이 지난 뒤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인터뷰에 응한 시민들은 계엄 이후에도각자 삶의 현장에서 또는계엄 이전의 일상을 깨고 나와더 많은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분투하고 있었다.
광장 지킨 ‘의료 봉사자’들 전공의 고은섬·의대생 최준서씨
지인들과 식사를 한 뒤 귀가한 전공의 1년차 고은섬씨(27)의 휴대전화에 ‘계엄 선포’ 속보가 떴다. “현실감조차 없는 일”이었지만 ‘일단 국회로 가야 한다’는 지인들의 말에 망설임 없이 국회로 달려갔다. 자정쯤 도착한 그곳에는 이미 인파가 몰려 휴대전화조차 잘 터지지 않았다. 고씨는 그때부터 광장의 시민들 곁을 ‘의료지원 자원활동’으로 지켰다. 탄핵 정국 아스팔트 위에서 다짐한 고씨의 결심은 그렇게 싹텄다.
의대생 최준서씨(22)는 계엄 해제 며칠 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에 대학생·청년들의 의료 자원활동을 제안했다. “의료인으로서 지금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을까”라는 고민이었다. 고씨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12·3 불법계엄 이후 일주일 만에 전국 의대·간호대 등에 이들의 제안이 전해졌다. 의대·간호대생 100여명을 포함한 250여명의 청년 의료인이 모였다. 국회 앞과 한남동 관저, 광화문 동십자각 앞 등 ‘내란 종식’을 외친 시민들의 광장 한쪽에는 늘 이들의 천막이 있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크고 작은 부상 등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이들이 나섰다.
두 사람에게 계엄은 “감염·외상처럼 ‘불건강’의 원인”이라고 했다. 최씨는 “사회의학에는 불평등·차별 같은 사회문제도 건강을 해치는 요소라고 나온다”며 “민주주의가 위협받던 당시는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지난 1월 ‘윤석열 구속’을 외치던 시민들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밤을 지새운 ‘키세스 집회’가 그랬다. 영하의 추위를 버티며 철야에 나선 시민들은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눈을 맞으며 아스팔트 위를 지켰다. 일부 참가자들이 가벼운 저체온증을 보였고, 결국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병원 이송과 보온조치를 돕던 고씨는 그들에게 귀가를 권했다.
그러나 한사코 자리를 지키겠다고 고수하는 그들을 보며 고씨는 “내란 종식이 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조치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겨울의 활동을 ‘자원봉사’ 대신 ‘자원활동’으로 부른다. 돕고 베푼 게 아닌 연대의 경험이었기 때문이다. 고씨는 “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이 절망적인 시기를 겪던 제게는 위로가 됐다”고 했다.
계엄은 끝났지만 고씨에게 병원과 일터에서 만난 ‘아픈 사람들’의 문제는 여전히 고민거리라고 했다. 건강과 의료, 돌봄의 문제 앞에서 ‘모두를 위한 의료’가 필요하다는 게 전공의로서 의료 현장을 지키는 고씨의 생각이다. 의대생인 최씨는 학내 소수자 인권기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혐오와 불평등을 걷어내는 일이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의 민주주의를 치료한 건강한 연대의 경험은 이들의 다음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 김태욱 기자·사진 서성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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