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법무법인 민주당 “검찰 선택적 항명” 국민의힘 “이 대통령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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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작성일25-11-16 06:56 조회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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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항소 포기 후 불거진 검찰 내부 반발을 비판하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항명 검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이 12월3일 불법계엄 때렸을 때 아무 말 못하던 검사들은 뭐냐”며 “그때 한마디도 못하던 검사들이 지금도 남아서 수사·기소 분리에 저항하면서 또다시 집단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선택적 항명을 하는 검찰 조직에 대해 이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법무부 장관은 단호한 인사 조치로 공직기강, 내란청산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여당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의 배임 혐의와 연관성이 있어 이슈가 장기화할수록 여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우려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며 “(항소 포기의) 실익이 정권에도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면서 “검찰이 검찰개혁을 저지하기 위한 고도의 수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범죄수익 환수 금액은) 야당도 국민 정서에 맞는 비판 지점이라고 생각해 공격하는 것”이라며 “지켜봐야겠지만 결코 우리에게 좋은 이슈는 아니다”라고 했다.
야당은 항소 포기와 이 대통령의 연관성, 범죄수익 환수 규모 축소에 대해 집중 공세를 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에게 돌아갈 돈 7800억원을 검찰이 확보했는데 왜 항소를 포기하느냐”며 “이재명 대통령 수뇌부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고, 국민 이익을 범죄자에게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있다”고 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도 이 대통령이 좋아진 건 없다”며 “항소 포기에서 확정된 사실이 이 대통령이 나중에 재판받으면 영향을 미치느냐. 안 미친다. 모르면 가만히 계시라”고 반박했다.
야당은 정 장관 등이 출석하지 않은 채 회의가 진행된 것을 두고도 항의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향해 “이렇게 회의를 하는 게 제정신이냐”며 “국회가 나서야 할 때 직무유기를 한 법사위원장”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여기 와야 될 검사 관계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올 수 있는데 왜 안 부르고 맹탕 현안질의를 하느냐”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정조사 개최를 놓고 협상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여당은 이 대통령과 관련한 조작기소를, 야당은 항소 포기 논란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하자고 주장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와 관련된 것은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생적 근대’ 찾는 학자들에게재발견돼 왜곡된 담헌의 모습
실은 철저한 ‘유가 근본주의자’북경 연행 후 한족 학자들 교류화이사상에 균열 갖게 되지만혁명성·백성에 공감과는 거리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역사넷’은 조선 영·정조 시기를 살았던 담헌 홍대용(1731~1783)에 대해 ‘수학과 과학에 밝았던 천재 실학자’라고 설명한다. 당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지전설(지구자전설)을 주장한 독창적 과학자이자 중국 우월주의인 화이론(華夷論·중국은 문명국이고 다른 나라는 열등한 오랑캐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신분차별에 반대한 개혁적 사상가였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이는 홍대용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다.
<홍대용 평전 1·2>를 쓴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명예교수는 ‘책머리’에서 홍대용에 대한 이 같은 주류적 해석을 되풀이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다. “미리 말하자면, 나는 실학자, 북학파, 개혁적 사회사상가, 지전설과 우주무한설을 주장한 과학자 담헌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도합 1300쪽이 넘는 이번 평전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일은 홍대용에 대한 기존의 상찬을 되풀이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뒤집어 폄하하는 것도 아닌, 홍대용을 둘러싼 신화를 해체하는 것이다.
‘홍대용 탈신화화’ 작업을 위해 저자는 홍대용의 개인사를 철저하게 파고든다. 홍대용의 생애를 살피고, 그의 저술은 물론이고 그 배경이 되는 당시 청과 조선의 문헌들, 중국 지식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등 그가 남긴 모든 텍스트를 살핀다. 홍대용의 관심사가 경학, 역사, 천문학, 수학, 자연학, 음악학 등 다양하게 뻗어 있었으므로, 저자가 평전을 쓰기 위해 섭렵한 텍스트들의 스펙트럼 또한 방대하다.
현재의 충남 천안시에 해당하는 충청도 청주목 수신면 장명리에서 홍역의 유일한 적자로 태어났다. 홍대용의 집안은 조선 후기 지배세력이던 노론에 속했으며, 경화세족(京華世族) 가문이었다. 경화세족이란 서울에 거주하며 중앙관료가 될 수 있었던 지방 양반을 가리킨다. 아버지 홍역은 말단 관리였으나 숙부 홍억은 사헌부 대사헌, 한성부 판윤, 형조·예조 판서 등을 거친 고급관료였다. 쟁쟁한 경화세족 가문 일원들은 과거에 급제하지 않고도 관직을 차지했는데, 홍대용 자신과 아버지 홍역이 모두 과거를 거치지 않고 지방관리를 지냈다. 경제적으로도 대지주였다. 당쟁에서 승리한 세력에 속해 있었고 경제적 어려움도 없었다는 것은 홍대용이 학문에 정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됐다.
젊은 시절 홍대용은 재야 학자 김원행의 영향을 받아 과거를 통한 출세를 경시하고 정주학(성리학)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을 중시했다. 실천을 통해 윤리적으로 완성된 인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경전을 외우기만 하거나 시·산문을 짓는 행위는 일탈이라고 여겼다. 홍대용은 성리학의 윤리에 어긋난 것이라면 스승이나 자신이 속한 당파의 영수(송시열)는 물론이고 성현의 텍스트까지도 비판한, 철저한 ‘유가 근본주의자’였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는 홍대용을 ‘실천적 정주학자’라고 명명한다.
홍대용 생애에서 두 가지 중요한 전환점은 1759년 전남 나주의 자명종 제작자 나경적(1690~1762)을 만난 것과 1765년 말~1766년 초의 연행(조선 사절단의 북경 방문)에 동행한 일이다. 홍대용은 나경적과의 만남을 통해 서양 천문학과 접하고 거액을 들여 천문시계 혼천의를 제작하게 된다. 연행을 통해서는 평생의 친구들을 얻었을 뿐 아니라 중화중심주의를 버리는 사상적 전환의 계기를 얻는다. 오랑캐라고 깔보았던 청의 놀라운 물질적 번영을 목도하고 받은 충격과 깊은 내공의 성리학자이면서도 청의 통치를 부정하지 않는 한족 학자 엄성, 반정균, 육비와의 교류에서 받은 인간적 감화는 화이사상이라는 단단한 껍질에 균열을 일으킨다. 홍대용과 중국인 벗들의 만남, 이들이 북경에서 주고받은 필담, 홍대용이 조선으로 돌아온 뒤 이어진 서신 교류 등을 다룬 대목은 18세기 동아시아라는 특수한 시공간에서 가능했던 빛나는 우정의 순간이다.
평전의 백미는 저자가 홍대용의 천문학 저술 <주해수용>과 말년 저술 <의산문답>을 비판적으로 독해하는 부분이다. 이 저술들에서 홍대용이 제시한 지전설과 지원설(지구가 둥글다는 주장), 화이론 부정, 신분차별에 대한 비판 등은 ‘담헌 신화’의 핵심이다. 오늘날 홍대용에 대한 주류적·통념적 평가는 그가 미신적 사고와 신분제의 질곡이라는 중세적 질서를 깨뜨리고 중국에 맞서 민족주체성을 강조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20세기에 재발견된 홍대용의 사상이, 그에게서 조선 사회의 ‘자생적 근대’의 근거를 찾으려는 이들에 의해 왜곡됐다고 본다.
연행을 통해 중국 밖 세계인의 존재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서양 천문학과 수학을 접한 홍대용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가 익힌 천문 이론에 따르면 지구 자체가 우주 공간 속 하나의 점에 불과했다. 저자는 그러나 홍대용의 지전설은 지구의 공전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동설과 다르고, 지동설이 서구의 중세 신학에 도전한 것과 같은 사상적 혁명성을 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또한 홍대용이 화이론을 부정한 것은 선배 김종후가 자신의 중국인 벗들을 청에 굴복한 변절자라고 비난한 데 대한 변호 논리였을 뿐으로, 여기서 ‘민족의 주체성’을 끌어내는 것은 억지 논리라고 지적한다.
홍대용이 사족을 비판한 발언이 신분제 타파로 해석되고 있으나 이 또한 홍대용 자신이 사족이었음을 생각하면 모순적이다. <반계수록> 등을 통해 구체적인 개혁안을 제출한 유형원(1622~1673)과는 달리, 유력 가문·대지주 출신인 홍대용에게는 백성에 대한 고민이나 공감이 없었다. 영천군수를 지내면서 진휼곡 500석을 착복한 뒤 군민에게 빌려주고 곱절의 이자를 매기는 등 부패 전력에서 자유롭지도 않았다.
저자는 위당 정인보가 1939년 <담헌서>의 서문에서 홍대용을 실학자들의 계보와 무리하게 엮은 것이 ‘홍대용 신화’의 시발점이라고 짚는다. “그로써 담헌은 사실이 아닌 신화가 되었다. 신화이기에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오랫동안 전승될 것이다.”
여성과 남성이 장갑차 위에 올라가 바이올린과 기타를 연주한다. 아일랜드 춤곡 ‘Haste to the Wedding’(결혼식에 종종걸음으로)의 선율이 퍼진다.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보안요원이 제지하지만 연주는 5분가량 이어진다. 그 옆에선 여성 3명이 “전쟁장사 중단하라”고 외친다.
2022년 9월 일산 킨텍스 대한민국방위산업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들은 ‘위력(威力)’을 행사해 무기전시회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4월15일 대법원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로 판결했다. “음악은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비폭력적 수단”이며 “국가 방위산업에 관한 사항은 공적 관심사”이므로 “감시와 비판을 위한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사회가 더 이상 12·3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할 때, 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 판결에도 주목했다. 하지만 순진한 기대였다. ‘군대 남성성’을 체화한 내란 수괴가 감옥에 갔지만, 그의 ‘무기에 대한 맹신’은 남았다.
‘방산’을 AI·반도체와 더불어 ‘미래 먹거리’라고 한 대통령 이재명은 올해 서울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에서 “자랑스러운 ‘K방산’의 눈부신 성과”를 말했다. 이 자리엔 가자지구 학살에 쓰인 이스라엘 무기도 전시됐다. 항의 시위를 한 활동가들은 경찰에 의해 쫓겨났다.
이재명 정부가 이례적인 건 아니다. 전 대통령 문재인도 ‘방산수출 100억달러’ 달성을 큰 성과로 꼽았다. 군의 무기를 고도화하기 위해 민간의 참여가 필요한데, 기업의 수지타산을 맞추려면 국내 수요만으론 안 되고 해외로 무기수출을 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누군가 그 무기에 죽더라도 ‘우리’만 안전해진다면 괜찮다는 얘기이다. 윤석열은 문재인의 다른 정책은 뒤집어도 무기수출은 충실히 계승했다. 이 문제에는 진영을 뛰어넘는 합의가 있는 것이다. ‘과잉 전력’에 ‘돈 먹는 하마’ 비판을 받는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정권을 초월한 집착도 그런 점에서 설명된다.
여성학자 정희진의 지적처럼 “무기수출은 다른 분야의 성장, 수출과 다르다” “군사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한국 재벌이 참여하는 것”일 뿐 무기수출에서 한국적 가치를 찾기는 어렵다. 굳이 찾자면 무기업체들이 강조하는 ‘가성비’가 있다. 그 뒤엔 ‘위험의 외주화, 이주화’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사람 죽이는 도구에서 가성비란 말을, 대놓고 자랑할 건 아니다.
경주 APEC을 앞두고 야구 중계 도중 국내 무기업체의 잠수함 광고가 나왔다. 잠수함을 구매할 시청자는 없을 텐데 도대체 뭘까. 광고 후 ‘남초 사이트’의 뜨거운 반응을 보며 분명해진 게 있다. 이른바 ‘밀덕’ 감수성이 주류화되는 분위기를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한국 음악이나 음식이 널리 알려져 뿌듯하다’는 느낌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각종 ‘K’에 편승해 무기산업까지 그런 지위를 얻으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군비경쟁으로 몰려가는 힘이 강력하며, 핵국가 북한을 마주한 한국에서 안보에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외교와 국방의 다양한 수단을 어떻게 배합할지, 군대가 어떤 무기를 어느 정도 갖출지 정할 때 ‘안보 포퓰리즘’에 기댈 게 아니라 전체 예산 배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토론, 지정학 여건에 대한 냉정한 분석을 통해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그 선은 공멸적 군비경쟁에 기름을 붓지 않는 한도 내에서 긋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 GDP의 1.7배를 국방비에 쓰는 한국은 이미 충분한 ‘강병’을 가진 ‘부국’이다. 아무리 비싼 무기를 더 갖춰도 안보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순 없다. 불안 해소책은 이재명 정부가 잘한다고 평가받는 외교에서 더 찾아야 한다.
모두가 국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평화를 위해, 국가의 눈높이에서 보지 않는 사람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장갑차를 올려다보며 잠시 망설였던 한 예술가의 말에서 가능성을 찾고 싶다. “많은 사람이 장갑차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잠시 두려워졌다. 내가 올라간다고 해서 저 거대한 힘의 흐름이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닌데 어쩌면 이 모든 것이 무모한 짓은 아닐까. 다시 눈을 감는다. 무기로 죽어간 수많은 사람과 생명들의 빼앗긴 이름과, 얼굴과, 삶과, 눈물을 생각한다. 다시 눈을 뜨니, 이제 내 눈에는 장갑차만 보였다. 디디어 올라갈 바퀴와 손잡이가 뚜렷하게 길을 내주고 있었다.”
‘K방산’이라는 말, ‘펜이 칼보다 강하다’고 믿는 기자들부터 쓰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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