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는 업무 강도'..목숨 내놓고 근무하는 집배원
【 앵커멘트 】 과로로 쓰러지는 우체국 집배원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6개월 동안에만 4명이 돌연사했고, 지난 5년간 16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아예 목숨을 내놓고 일해야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기도 오산에서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 양중모 씨.
아파트단지와 공장지역 등으로 하루 10시간을 쉴 새 없이 돌아다닙니다.
▶ 인터뷰 : 양중모 / 경기 오산시 집배원 - "힘들 땐 진짜 때려치우고 나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내가 좋은 소식을, 한 통의 편지를 어머니, 아버지께 드린다는 사명감으로…."
양 씨의 근무 반경은 15km, 도시지역이라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시골에선 집배원이 하루 100km가 넘는 거리를 다니며 1천 건이 넘는 우편물을 배달하기도 합니다.
점심을 거르거나, 별을 보면서 퇴근하는 날도 부지기수이지만 일을 대신할 인력이 없어 연차 휴가는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시골지역 집배원 - "힘들죠, 집안에 애경사가 있어도. 워낙 빡빡하게 돌아가니까…."
지난 8일엔 경기도에서 집배원 55살 용 모 씨가 새벽에 출근한 뒤 뇌출혈로 쓰러져 숨졌습니다.
▶ 인터뷰 : 동료 집배원 - "전날 엄청나게 오랫동안 일하고 오더라고요. 피곤해서 누워 있는구나 했는데 깨우니까 팔이 축…."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지난 5년간 전국에서 돌연사한 집배원은 모두 16명, 최근 6개월 사이에만 경기와 충남 등지에서 4명의 집배원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국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약 2천 8백 시간, 일반 노동자보다 연평균 6백 시간, 매주 12시간씩 더 일하는 겁니다.
▶ 인터뷰 : 최승묵 / 전국집배노동조합 위원장 - "전국에 있는 집배원들이 쓰러지고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이 현실을 사측, 책임자인 정부가 나서서…."
사람 잡는 업무 환경 속에서 집배원들의 무거운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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