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내면 손해배상 1천만 원 청구…황당한 택배회사
택배기사가 회사를 관둔다고 하니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요구하는 택배회사가 있습니다.
이게 회사의 꼼수이자 갑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이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대형 택배회사의 대리점을 퇴사한 강 모 씨.
택배대리점에서 내용증명을 보내왔습니다.
회사를 갑자기 그만둬 손해를 끼쳤으니 그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겁니다.
손해청구액은 1,095만 원.
일주일에 6일을 일하고 받았던 월급 138만 원의 7배가 넘는 돈입니다.
[강 모 씨/ ㅇㅇ택배업체 퇴직자]
"저도 가정이 있는데 생활이 좀 힘드니까 여기까지만 해야 될 것 같다라고…"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 사표를 낸 최 모 씨도 1,110만 원을 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최 모 씨/ㅇㅇ택배업체 퇴직자]
"배송을 잘못한 게 있어서 그만두고 며칠 있다가 원래대로 갔다 드렸거든요. 근데 아픈 사람이 이렇게 움직이냐…"
이 업체가 돈을 요구하는 건 '용역 계약서'의 조항 때문입니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하고, 일방적으로 해지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90일 동안 청구할 수 있다고 쓰여 있습니다.
택배기사가 갑자기 그만두면 화물차를 빌리거나 퀵서비스로 메꿔야 하니 하루 15만 원씩 그 비용을 부담하라는 겁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
"거기에서 발생되는 비용을 회사에서는 다 댈 수가 없는 거죠. 기사한테 물려야…"
일반적으로 택배기사들은 업체와 일대일 계약을 하는 개인사업자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대리점은 직원을 뽑는 것처럼 채용 공고를 내고는 막상 지원자가 들어오면 근로계약서 대신 엉뚱한 용역 계약서를 내밀었습니다.
[강 모 씨/ㅇㅇ택배업체 퇴직자]
"처음에는 내용을 읽어 주지도 않고요. 일단 사인만 하라는 식이었고요. 알려주는 건 전혀 없었어요. 일단 사인을 해라. 일을 하고 싶으면. 근로계약은 의료보험과 퇴직금을 줘야 하고, 원하면 언제든 회사를 그만둘 수 있지만 용역계약을 맺으면 위약금을 이유로 잡아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현정/변호사(직장갑질119) ]
"이런 형식으로 작성을 한 것 자체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 주어지는 보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인 것으로… "
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는 대형 물류회사는 내부 문제는 대리점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이준범 기자 (ljoonb@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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