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3일 만인 12일 국회를 찾아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한 국회 시정연설을 했다. 현직 대통령이 추경안 관련 국회 연설을 한 것은 1987년 개헌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를 얼마나 절박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취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서상배 선임기자 |
호소력을 높이기 위해 시정연설 사상 처음으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활용하며 연설을 이어 간 문 대통령은 “이런 흐름을 바로잡지 않으면 대다수 국민은 행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버틸 힘조차 없는데 기다리라고 할 수는 없다. 국민이 힘들면 지체 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며 추경 편성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 악화와 소득 격차 확대가 계속되면 지속 성장도, 통합된 사회도, 실질적 민주주의도 달성할 수 없다”며 일자리를 늘려 성장을 이루는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주문했다.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면 국민 가처분소득이 증가해 내수가 진작되고 경제도 활성화된다는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론’이다.
연설문에 자주 등장한 단어는 일자리(44번), 청년(33번), 국민(24번), 정부(20번), 추가경정예산·추경(19번), 국회(17번), 고용(11번), 실업·실업자·실업률(11번) 순이었다. 예산 편성권을 가진 국회의 협력을 당부하는 말도 수차례 있었다. 이 대목에선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함께 갑시다”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세수 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는다면 정부의 직무유기이고 우리 정치의 직무유기”라고 했다. 또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들이 공히 좋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시급한 경제과제로 꼽은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추경안에 육아휴직급여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등 여야 공통공약이 반영돼 있음을 강조했다.
첫 PT자료 사용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이용해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 시정연설에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상배 선임기자 |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관련 시정연설을 하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관련 시정연설을 한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12일 국회의장실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빠진 가운데 4당 원내대표 회동을 하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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