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포스트맨은 일주일에 한번만 벨을 울린다
현재 일부지역 1주일 세번 배달.. 최종적으로 주1회로 줄일 계획
정확한 증빙 중시하는 독일사회, 관례 깨고 계약서도 이메일로
덴마크도 주2회 배달 시행중
앞으로 유럽에서는 매일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을 구경하기 힘들어질지 모른다.
세계 최대 우편·물류회사 도이치포스트가 수개월 전부터 새로운 우편배달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독일 인터넷 매체 더로컬이 최근 보도했다. 일부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일주일에 세 번만 우편물을 배달하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 우편배달은 1주일에 1회로 줄이는 게 도이치포스트의 목표라고 더로컬은 전했다.
노란 점퍼를 입은 도이치포스트 집배원들은 그동안 매일 한 번씩 같은 시간에 담당 구역을 돌아다니며 우편물을 우편함에 넣어왔다. 그러나 이메일·소셜미디어 등이 발달하면서 우편물이 급속히 감소하자 집배원 업무도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우정청(USPS)은 지난 5월 세계 우편 서비스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2015년 기준 도이치포스트의 총 매출액 중 우편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관공서 관련 업무나 계약 등 각종 업무는 우편으로 처리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최근 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문화가 바뀌고 있다. 이메일이 기존 우편이 담당해왔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 보험업체 케어콘셉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나 약을 구매한 영수증 원본을 우편으로 받아 보험 심사를 진행했지만 최근 가입자들에게 이 문서들을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이메일로만 계약서를 주고받으며 주택 임대 계약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도이치포스트는 돈이 안 되는 우편 대신 택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11억1100만유로(1조4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택배 물량이 늘어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택배 물량이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덴마크의 우편배달 기업인 포스트 덴마크는 2년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만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덴마크의 올해 우편 물량은 지난 2000년 대비 80% 줄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억4000만유로(약 17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페터 옌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회사는 지금 전환점에 놓여 있으며 택배 사업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우편 기업들의 인력 감축도 잇따르고 있다. 포스트 덴마크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2~3년간 직원 9000명 가운데 집배원 등 4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우편 요금을 올리는 국가도 있다. 영국 우편 기업 로열 메일은 2007~2015년까지 1등급 우표 가격을 연평균 7.3% 인상했다. 이 기간 연평균 물가상승률 2.3%의 세 배 이상인 높은 인상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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