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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7-07-24 11:08 조회3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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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하루 1000건 우편배달,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

장성열 입력 2017.07.22. 19:32 댓글 590개



[너무나도 피곤한 노동자들 ① - 집배원] "살인적 노동환경 바꾸겠다" 정창수 집배노조 경인준비위원장


[오마이뉴스 글:장성열, 편집:김지현]

지난 7월 6일, 한 집배원이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계단에서 스스로의 몸에 불을 당겼다. 우체국 직원들이 급히 불을 껐지만 이틀 뒤 그는 끝내 숨을 거뒀다(관련 기사 : '휴가중'이었던 한 남자, 왜 회사 앞에서 분신했을까).

21년 차 집배원 원아무개씨였다. 그는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는데, 기존의 업무 구역에서 7년 일했지만 업무 구역이 바뀌고 익숙해질 시간은 단 3일만 주어졌다는 게 밝혀졌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전국집배노조 등은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 강도와 거기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그 원인으로 짚고 있다.

고인이 분신한 이유 그리고 집배노동자(집배원)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 14일 현직 집배노동자이자 전국집배노조 경인준비위원장 정창수씨를 만나봤다.

부천에 사는 그가 파주에서 일하는 이유

▲ 우체통 옆에 선 정창수 집배노조 경인준비위원장 정창수씨가 우체통 앞에서 웃어 보이고 있다. 
ⓒ 장성열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경인준비위원장인 정창수라고 합니다. 1993년 9월 13일 입사해 24년 정도 집배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 집은 부천인데 파주 문산 우체국에서 일한다고 들었습니다. 부천이 아니라 파주에서 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징계 때문이었어요. 원래는 부천 우체국에서 일했습니다. 2015년 11월, 법률사무소로 가야 하는 등기 10건이 사라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일주일 정도 뒤에 부천 우체국에서 '고의'라고 판단해 3개월 정직 판정을 받았어요. 이후 정직이 2개월로 줄었습니다.

징계를 받으면 전출됩니다. 그래서 인천 같은 주변 지역이 아닌, 왕복 120km 거리인 파주 문산으로 가게 됐어요. 그래서 차도 샀고요. 기존에 조직적으로 한 건 아니었지만 1인 시위 등을 지속하곤 했는데 그게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징계와 전출 처분을 받게 됐어요.

저 말고 집배노조 최승묵 위원장은 사무부장과 함께 경기도 시흥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조합원의 진급 누락에 항의하는 단체행동을 빌미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원래는 그냥 넘어갈 만 한 일이었는데 감사실에서 나와 조사를 벌였어요. 나머지는 경고로 끝났지만, 최 위원장과 사무부장은 징계를 받았습니다. 위원장은 경기도 구리, 사무부장은 안성으로 전출됐습니다.

특히 사무부장이 전출된 안성은 시흥에서 다닐 수가 없는 거리에 있어요. 안성에 따로 방을 구해야 했습니다. 또 다른 해고자의 경우에는 (해고 전에) 연가를 낸 뒤 우정사업본부가 있는 세종시 등지에서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는데, 우체국에서는 (연가가) 승인 안 됐다며 복귀를 명령했어요. 당사자가 돌아오지 않자 명령 불복종과 근무지 이탈로 징계했습니다. 이후에 우정사업본부의 집회 사찰과 채증에 대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당했어요.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이 합쳐져서 해고됐습니다. 벌써 1년이나 지난 일입니다."

"하루 1000건 배달, 이동 거리는 90~100km"

▲ 1인시위 중인 정창수 위원장 정창수 위원장이 파주 문산우체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집배노조 제공

- 집배노조에 가입하고, 경인지부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존의 우정노동조합은 조합원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부와 달리 노동조합 중앙은 간선제로 뽑히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노조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간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우정노동조합 위원장 직권 합의로 토요 택배가 1년 2개월 만에 부활했고, 직선제나 토요 근무 폐지 등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일만 하는 벌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소연 할 곳이 없었어요. 우리 목소리를 낼 필요를 느꼈습니다. 요즘 과로 문제가 화두잖아요? 얼마 전에 우편, 별정, 집배, 계류 등 4개 노조가 함께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이런 일을 만들어온 것은 우정노조예요. 그래서 우리 조합원들은 나서는 걸 무서워하고, 주장하지 못하고 체념하는 경우가 잦았어요. 그래서 집배노조를 만들게 됐습니다. 당장의 성과는 미비한 편이지만, 조합원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원이 230명인데, 1000명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면 조합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집배노조는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위원장 같은 경우는 전임 활동이 불가능해 일을 하면서, 연가를 내면서 조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희생을 통해 집배노동자의 권리 찾기를 하는 셈입니다. 그러고 보니 집배노조가 만들어진 데에는 어쩌면 우정노조가 큰 공을 세운 셈이네요. 허허."

- 안양우체국 원아무개 집배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집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집배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력 충원이 제대로 되는지, 1인당 담당해야 하는 집배 물량은 얼마나 되는지, 노동 시간, 노동 강도, 이동 거리 등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일하는 문산은 시골이다 보니 집들이 띄엄띄엄 있고 담당해야 할 구역이 무척 넓은 편입니다. 오토바이로 이동하는데, 이동 거리가 하루에 90~100km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생기곤 합니다.

집배 물량은 신도시에 비해 적은 편인데요. 물량이 많다고 인력 충원이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자기 구역은 자기가 책임지게 돼 있어요. 원 집배원이 일했던 곳(신도시)은 집배 물량이 무척 많습니다. 지금은 재산세를 납부하는 시기다 보니 더욱 바쁩니다. 재산세를 30만 원 이상 내는 사람들은 등기를 받게 되는데, 바쁘면 하루 통상 1000건 정도를 배달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도저히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예전에는 비수기에도 하루 12~13시간 일하는 게 다반사였는데, 지금은 밀린 일 때문에 조금 일찍 출근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가 노동 강도가 센 걸 가리기 위해 일종의 '관리'를 합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장시간 노동 때문에 힘들었다면, 지금은 '관리'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노동 강도가 무척 세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돌아가신 원 집배원도 근속 21년 차였는데, 7년을 일했던 구역이 바뀌었어요. 새 구역에 익숙해지는 데 3개월에서 6개월까지의 시간이 필요한데, 우체국에서는 3일만 줬습니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지요.

그리고 등기 같은 경우에는 주민과 접촉해야 하는데, 불편으로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여기 대응하면 불리해집니다. 어떤 집배노동자의 경우, 고객의 욕설에 참지 못하고 대응했다가 견책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견책부터 타국으로 전출될 수 있는데, 다행히 불문 경고 수준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집배노동은 이렇게 감정노동도 해야 합니다."

"게을러서 밥 안 먹는 게 아니라, 시간 적고 물량 많아 밥 못 먹는다"

- 얼마전 과로에 시달리던 버스 운수노동자가 순간 정신을 잃어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 사고가 알려지면서 운수노동자의 과로 문제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버스기사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심한 경우 하루 15시간 가까이 운전대를 잡는 걸로 드러났는데요. 집배노동자들의 휴식시간이 보장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한 번 배달을 시작하면 쉴 수 없어요. 한두 시간에 겨우 담배 한 대 피우는 수준인데, 물량이 많을 때에는 점심시간도 없이 그 시간에 일을 해야 합니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그래서 김밥이나 빵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잦은데, 그러다 보면 오후 3~4시쯤 허기를 느낍니다. 분식집에 가서 간단히 먹거나 아예 식사를 건너 뛰기도 합니다.

게을러서 밥을 안 먹는 게 아니라, 시간은 적고 물량이 많아 밥을 먹을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게 아침을 거르고 저녁 때 한꺼번에 몰아서 먹다 보니 건강 또한 안 좋아지죠. 수많은 집배노동자들이 폭식으로 인한 위장 질환이나 과체중 등으로 고생하기도 합니다."

- 원 집배원 분신 이전에도 수많은 집배·택배노동자들이 자살이나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보도되곤 했습니다. 원 집배원 분신 이전에 돌아가셨던 집배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에 대해서도 알고 싶습니다...
"집배노동자들 중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거나 우울증을 앓는 경우도 있어요. 올해에만 자살 5명, 과로사 5명, 사고사 2명으로 12명의 집배노동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집배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잖아요? 때문에 교통사고의 위험에도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자신이 잘 아는 구역에서는 사고가 나지 않습니다. 사고는 주로 겸배구역, 즉 자신의 구역이 아닌 곳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집배노동자는 대개 열댓 명이 한 팀으로 구성돼 있는데, 다른 집배원이 한 명 빠지면 그 팀의 다른 집배원이 결원이 발생한 구역을 나눠 담당하는 걸 말합니다. 최근에는 겸배구역에서 트럭에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신 분이 있었고, 용인의 한 집배원은 겸배구역에서 배달을 하다 수로에 떨어져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어요. 그분은 용인이 아니라 한강 부근에서 발견됐습니다."

- 집배노동자들 또한 산재나 직업병의 위험이 크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사례가 있나요?
"오토바이를 오래 타다 보니 허리나 어깨 등에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근골격계 질환은 만성적이기 때문에 치료도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중간에 치료를 그만두는 경우도 많고, 산재나 직업병으로 인정도 잘 안 해주려고 하죠. 우정사업본부 내 산업안전보건부에서 안전교육이나 체조 같은 걸 담당하지만, 본질적인 해결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생색내는 수준으로 보여요.

이런 질환 등은 많은 업무량 때문에 생기는데, 업무량을 줄이려면 인력 충원이 필요합니다. 4500명 정도 충원이 필요한데, 정부는 100명을 제시했습니다. 원 집배원 분신으로 집배노동자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지만, 정부는 공무원 정원제를 이야기하면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싸움에 나서는 '친절한 집배원들'
 
▲ 우편물을 배달하는 재택여성사원 재택여성사원이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다. 
ⓒ 집배노조 제공

- 비정규직과 불안정노동의 확대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집배노동자의 비정규직 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집배원 1만 8000여 명 중 5200여 명이 비정규직입니다(소포위탁, 재택사원 포함). 그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시달립니다. 비정규직 중에 재택여성사원들이 있어요. 2800여 명 정도 되는데, 우체국과 근로계약을 체결했지만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특수고용노동자입니다.

이들이 노동자로 인정받기 위해 법정 싸움을 하고 있는데, 1·2심은 승소했고, 3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배노조가 만들어진 뒤에는 재택여성사원을 잘 고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업무는 집배노동자에게 돌아가죠.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를 하니, 택배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설 택배의 경우, 택배기사는 위탁도급형태의 특수고용노동자예요. 서울의 경우 하루 160여 개, 경인지역은 180여 개 정도 배달하는데 하나당 1000원 정도 받습니다. 우체국택배는 위탁노동자들이 담당하는데, 우정사업본부 측에서는 택배량이 늘어남에 따라 관리비·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위탁 택배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어요. 제가 일하는 문산에도 위탁택배 기사 세 명이 있는데, 오토바이가 배달할 수 없는 무거운 우편물 위주로 하루 평균 180개 정도를 배달합니다. 하지만 우체국 측에서는 예산이 소요되니 택배기사에게 넘기는 걸 줄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 공기업과 사기업을 막론하고, 기업은 이른바 '노조 깨기'를 많이 시도하곤 하는데요. 우체국은 집배노조나 조합원들에 대해 불이익을 주거나 탄압을 가한 적이 있나요?
"집배노조가 조합원은 적지만 강성이다 보니, 사기업처럼 노조를 깨려고 강압적인 방법을 구사하진 않습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집배노조 조합원들의 꼬투리를 많이 잡는 것 같아요. 노조보다는 조합원 개인을 대상으로 삼는 모양새입니다. 약한 개인을 힘들게 해 노조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투쟁을 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인과 충청권에서 1인시위를 진행했고, 부산과 전남권, 제주에서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시민사회 또한 집배노조의 '인력 충원 요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집배노조가 이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본조인 우정노조에서도 '하는 척'을 하고 있어요. 우정노조가 2만 7000명 정도 되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집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집배노동자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집배원' 같은 걸로 많이 이미지화됐죠. 그런데 집배노조가 이 만들어진 이미지를 깨고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정사업본부는 많이 불편해 하고 있죠."

 
▲ 인터뷰를 진행 중인 정창수 위원장 집배노조 정창수 경인준비위원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김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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