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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우체국, 집배원 초과근로 조작해 17만시간 ‘도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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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집배노조 작성일17-11-25 08:17 조회3,3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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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단독] 우체국, 집배원 초과근로 조작해 17만시간 ‘도둑질’ 

기사입력2017.11.22 오후 10:36

최종수정2017.11.23 오전 10:30

[한겨레] 최근 3년치 전수조사해보니…

서울·강원 뺀 집배원 4452명

몇번 클릭으로 초과근로 축소·조작

우정본부 “조작 불가” 해명은 거짓

‘과로사’ 산재 은폐시도 의심 일어

올해만 자살·질환으로 16명 숨져

집배노조, 우정본부 고발 검토

노동계 “노동환경 실태조사 필요”

우정본부 뒤늦게 “밀린 수당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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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 철폐 및 과로사, 자살방지 시민사회대책위 출범선포 및 해결 촉구 기자회견'이 열려, 이용우 민변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
16만9398시간이 사라졌다. 7058일, 19년에 해당하는 시간이 ‘클릭’ 몇번으로 증발했다. 집배원에겐 고된 ‘노동’이었지만, 누군가에겐 손쉽게 삭제할 수 있는 ‘숫자’에 불과했다. “초과근로시간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해왔던 우정사업본부의 말은 거짓이었다.

22일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실을 통해 〈한겨레〉가 입수한 우정본부의 ‘공무원 집배원 최근 3년 초과근로시간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9개 우정청 가운데 서울·강원청을 제외한 7곳에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3년간 집배원들의 초과근로시간을 축소·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체 집배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4452명의 노동시간이 17만시간 가까이 삭제됐다.

상세 내용을 보면, 부산청이 1834명을 대상으로 10만5657시간을 줄였다. 경인청이 696명·3만2366시간, 경북청 727명·1만9604시간을 줄였다. 이어 전남·충청·전북·제주청 등에서도 초과근로시간 축소 사실이 드러났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인청의 초과근로시간 조작 정황이 드러나자 최근 3년간 초과근로시간을 전수조사했다. 우정본부는 그동안 삭제했던 초과근로수당 12억여원을 24일 집배원들에게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 ‘클릭’ 몇번에 숫자가 사라진다 전국 우정청은 ‘e-사람’이라는 공무원전자인사관리 시스템을 사용한다. 집배원은 매일 아침 ‘e-사람’ 시스템에서 업무 시작 전에 초과근로시간을 신청한다. 관리자가 물량을 검토해 사전에 신청된 초과근로를 승인하면, 업무를 마친 집배원이 실제 출퇴근 시간을 다시 등록한다. 이후 관리자가 다시 한번 승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서 초과근무시간 축소 조작은 몇번의 클릭만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각 우체국은 매달 말 집배원 개인별 초과근로시간을 합산하는데, 관리자가 마음대로 숫자를 줄이고 심지어 ‘0’시간으로 삭제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인당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초과근로수당이 미지급된 셈이다.

실제 이날 전수조사 자료를 보면, 아산우체국 집배원 ㅊ씨의 경우 2016년 1월 실제 초과근무시간이 143시간이었지만 95시간만 인정됐다. ‘특별소통기’였던 2016년 4·13 총선 땐, 한달 동안 197시간 초과근무했지만, 122시간만 인정됐다. 선거철은 홍보물 배달이 많아 집배원들 사이에선 ‘죽음의 2주’로 불린다. 이런 식으로 ㅊ씨가 받지 못한 초과근로수당은 2016년 한해에만 686만원에 이른다. ‘e-사람’ 시스템은 2000년에 도입됐다. 지금처럼 근무시간을 수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변경된 것은 2010년 하반기부터였다. 3년치 실태조사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 과로사 입증 쉬워질까? 노동시간은 과로사 인정과 직결되는 주요 근거다. 집배원 사망 사고는 최근 5년간 79건이나 된다. 올해만 자살·심혈관 질환 등으로 집배원 16명이 숨졌다. 유가족들은 과로에 의한 산업재해라고 주장해 왔지만, 우정본부 쪽은 집배원의 업무시간이 합당한 수준이라고 맞서왔다.

우정본부는 실제 지난 6월 경기 가평우체국 소속 한 집배원이 뇌출혈로 사망해 ‘과로사’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를 내어 “집배원의 평균 근로시간은 2016년 기준 평균 2531시간, 주당 48.7시간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52시간 근로시간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축소된 초과근로시간을 바탕으로 한 항변이었다.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우정본부의 노동시간 집계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지난 2013년 ‘집배원 노동자의 노동재해·직업병 실태’ 조사를 통해 집배원의 평균 주당 노동시간이 64.6시간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은 임금체불과 공문서 조작 등 혐의로 우정본부 등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초과근로시간 조작은 형법(공전자기록위변작), 초과근로수당 체불은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먼저 우정본부에서 근로시간 단축 실태를 제대로 조사했는지 진위부터 판단할 예정”이라며 “조사가 불충분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근로감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정본부 쪽은 “집배원들이 예상되는 초과근로시간을 미리 신청하는데, 관리자가 이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생긴 단순 실수일 뿐”이라며 “집배원이 실제로 초과근로를 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절차상 하자가 발견됐기 때문에 차액에 해당하는 초과근로수당을 24일까지 일괄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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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센티브 받으려 노동시간 줄였나 집배노조는 박근혜 정부 당시 공공기관에 강요됐던 성과연봉제 도입이 초과근로시간 축소·조작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우정본부가 인건비 등 비용을 줄여 예산을 적게 쓰는 우체국 관리자들에게 높은 등급을 주며 성과급을 주기 때문에 등급을 좋게 받으려는 관리자들이 집배원을 쥐어짰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우정본부는 초과근로수당 관련 예산 1100억원 가운데 280억원을 반납해 반납 비율이 25%를 넘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성과연봉제는 폐기 수순을 밟게 됐지만, 초과근로시간 지정을 관리자가 사후에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창현 의원은 “현재는 초과근로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근무 명령을 내리고, 그 뒤에 이를 합산해 수당을 주기 때문에 ‘무료 노동’이 계속될 소지가 있다”며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정본부는 “향후 초과근로시간과 관련해서는 신청된 시간을 그때그때 확인한 뒤 승인하도록 이미 지시했다. 새 절차에 따르면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경 최민영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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